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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사의견 18일간 묵히다, 檢인사뒤 국회 낸 법무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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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검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검찰청법에 따라 인사가 진행되는 것이 법치주의 원리에 부합할 것입니다”

윤석열(60) 검찰총장이 국회 요구에 따라 지난 13일 법무부에 제출한 ‘1ㆍ8 인사’에 대한 의견이다. 윤 총장의 의견은 대검 고위급 간부 인사 직후는 물론 23일 2차 검찰 인사가 나기까지 법무부에 묶여 있다 31일에야 국회에 제출됐다. 윤 총장이 인사에 대한 공식 의견을 보낸 지 18일 만이다.

20일 가까이 총장 입장 묵힌 법무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던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직후 단행한 첫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에 대한 윤 총장의 의견을 보내달라”고 지난 9일 질의서를 보냈다. 법무부를 통해 요구를 전달받은 대검은 13일 윤 총장의 의견서를 보냈지만 법무부는 이를 국회로 보내지 않았다. 답변 제출을 미루다 이날에야 답변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인사에 비판적인 총장 의견을 인사가 다 끝난 뒤에야 내려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법무부는 대검으로부터 자료를 받으면 이를 그 날 국회에 제출해왔다. 추 장관의 인사에 대한 검찰총장 의견 제출이 늦어진 것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안 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여일 가까이 답변 제출이 늦어진 전례가 있는지 등에는 답하지 않았다.

尹 "검찰 인사, 법치주의 따라야"

대검이 제출한 답변서에는 검찰총장의 입장이 담겼다. 답변에는 “검찰총장은 법무부로부터 인사의 사유, 시기, 원칙, 범위, 대상 및 규모 등 인사 계획이나 구체적 인사안을 제시받지 못하여, 검찰청법 제34조 제1항에 따른 인사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다”고 쓰였다. ‘1ㆍ8 검찰 인사 학살’ 당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만남은 불발됐다. 통상 장관과 총장이 인사 때 주고받는 자료인 ‘블루북’도 오가지 않았다.

윤 총장은 “검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검찰청법에 따라 검사에 대한 인사가 진행되는 것이 법치주의 원리에 부합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청법에 따른 의견을 개진하지 못한 ‘1ㆍ8인사’는 법치주의 원리에 맞지 않고, 이는 검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위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이 임명된 뒤 단행된 두 차례 검찰 인사에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간부 검사들이 대거 교체됐다.

이수정ㆍ김기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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