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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야생 멧돼지' 도심 출몰…3배 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세종시 신도심 아파트 주차장에 멧돼지가 나타나 119 구급대가 출동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세종시 신도심 아파트 주차장에 멧돼지가 나타나 119 구급대가 출동했다. [연합뉴스]

"도로에 멧돼지 떼가 나타났어요."
지난 19일 대전광역시 수성구. 한 시민이 119로 전화를 걸어왔다. "멧돼지 떼가 도로를 휘젓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도로를 누비던 멧돼지는 결국 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앞선 14일에도 대구 동구 불로동의 한 주택에 멧돼지가 들어와 소동이 일었고, 11일엔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무려 15마리의 멧돼지떼가 나타났다.

10~12월 사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

소방청은 30일 지난해 멧돼지 도심 출몰이 6523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멧돼지 출몰에 따른 소방 출동은 1만2943건. 연평균으로 따지면 4313건으로 조사됐다. 2017년에는 3841건, 2018년엔 2849건으로 다소 주춤하다 지난해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월평균으로 따져도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2017년 월평균 포획 출동은 320건이었다가 2018년에 237건으로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 521건으로 증가했다.

야생 멧돼지가 도심에 나타나는 시기는 '10~12월' 사이에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동기록으로 따지면 지난해 기준 9월에는 438건이었지만 10월 1570건으로 3배 늘어났다. 11월에도 1462건, 12월에 650건으로 겨울철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멧돼지 출몰이 늘어난 데 대해 소방청은 "번식력이 강한 데다 천적이 없어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겨울철에 도심 출몰이 증가한 이유로는 "잦은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도심으로 내려오는 일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청은 "특히 짝짓기를 하는 동절기엔 영역 싸움 등으로 도심으로 출몰하는 경우도 많아 멧돼지와 마주친다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변 나무나 바위 등 지형지물을 이용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직접 마주쳤을 때에는 큰 소리를 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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