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밀집지’ 배달 금지하라는 배민 노조…“혐오조장” 논란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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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라이더스 자료사진. 임성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 국내 확산 우려가 고조되자 중국인 혐오·차별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원 노동조합이 중국인 밀집지역에는 배달 금지를 추진하라고 28일 사측에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이날 우아한형제들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배민라이더스 노조는 사측에 '우한 폐렴 관련 협조의 건' 공문을 발송했다. 배민라이더스지회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소속이다.

이들은 공문에서 "우한폐렴이 확산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접촉할 수밖에 없는 배달노동자의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읍·면·동) 및 중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배달금지, 또는 위험수당을 지급하라고 통보했다. 노조 측은 중국인 밀집 지역을 유명관광지와 거주지역, 방문지역 등으로 정의했다.

노동조합인 배민라이더스지회가 사측에 보낸 공문. [중앙포토]

사측은 이날 배민라이더스지회 측에 답변 형식의 공문을 발송하고 '배달금지'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측은 "배달금지 지역 설정 및 위험수당 지급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는 예방수칙 전파 및 개인위생 관리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답변했다. 사측은 라이더(배달원)들에게 손 소독제와 마스크, 예방수칙 문자를 발송하는 것으로 우한폐렴 확산 우려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의 배달금지 지역 설정 요청 사실이 알려지자 특정 단체 및 지역 혐오라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연맹은 입장문을 통해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지회에서 보낸 공문에 매우 부적절한 소수자 혐오 표현이 있었다"며 "담당자에 대하여 주의 조치하고 인권 감수성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맹은 또 "막연한 공포감이 우리 안의 연대를 해치는 혐오로 발전되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