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임신여군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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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군은 최근 여군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이들의 임신이나 자녀로 인해 비상시 군 작전이 장차 커다란 장애에 부닥칠 것을 우려하고있다.
미군당국은 최근 미군전체 장병 중 여군비율이 10·7%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중 현역군인인 남편과 함께 자녀를 데리고 영내에서 함께 살고 있거나 미혼의 경우에도 임신자가 많아 작전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당국은 특히 새벽 3시 비상이 걸릴 경우 사전예고 여유시간이 10분이나 15분밖에 주어지지 않게 되면 어린이가 있는 현역부모들은 갑자기 자녀를 돌볼 사람을 찾을 수 없어 크게 당황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린 자녀의 경우 집안이라도 돌보는 사람 없이 장시간 방치하게 되면 법에 걸리게 되어있다.
미군은 지난 78년까지만 해도 기혼이나 미혼에 관계없이 임신할 경우 자동적으로 전역시켰으나 이제는 자녀를 가져도 군복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지난87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군기지사령부가 여군과 자녀의 문제를 조사한 결과 갓난아기를 키우는 여군의 경우 비상출동 때 커다란 취약점이 노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임신여군 가운데 40%가량이 영내 거주자이거나 해군의 함상근무 자들이고 함상근무 임신여군의 경우 50%이상이 21세 미만, 41%가 미혼인 하급 병사들로 밝혀졌다.
이들 임신여군이 군 작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 외에 지상군 영내 및 함상 의무실의 의료수준이 시설부족으로 신생아를 받거나 보호할 정도가 되지 못해 또 다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미군당국은 최근 미군지원병 규모가 줄어들고 남녀평등 정신에 입각, 여군의 숫자를 늘리고 있으나 이들 여군의 자녀양육 및 임신으로 인해 평화시에도 군 임무 수행에 지장을 받고있다고 주장, 사회적·인권적 차원에서의 문제는 물론 장래 군 작전에 끼치는 영향의 측면에서도 여군제도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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