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중국 1분기 성장률 4%까지 내릴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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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하게 확산 중인 우한 폐렴의 여파로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4%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플리넘(Plenum)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우한 폐렴과는 별개로 중국 경제성장률은 둔화세에 접어들고 있었다. 외국 금융권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었다. 여기에 우한 폐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게 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쓰고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쓰고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우한 등 14개 도시로 구성된 후베이성은 우한 폐렴 발발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면서 GDP 성장률이 1.5%포인트 내릴 전망이라고 SCMP는 보도했다. 이동 제한에 따라 여행·외식 등도 덩달아 줄면서 0.4%포인트의 추가 하락이 예상됐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해 중국의 '디트로이트'로도 불리는 우한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7.8%였다. 이는 전체 평균 성장률을 1.7%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우한에는 세계 500대 기업 중 300여곳이 넘는 기업이 있으며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SAP 등이 포함된다.

우한 폐렴으로 입은 경제적 타격은 우선 교통 부문에서 감지되고 있다. SCMP는 설 연휴 첫날에만 항공·철도 운송이 전년 동기대비 40%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연간 기준 해당 분야에서 9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25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관광도 직격탄을 맞았다. AP통신은 28일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세계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여행 성수기인 중국의 춘제(春節·설) 연휴에 중국인들의 발이 묶이며 호텔·항공·카지노·크루즈 등이 직접 영향을 받았다.

외출이 제한되면서 중국 내 극장가도 타격을 입었다. 원래 설 연휴가 중국에선 '대목'이다. SCMP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첫날 중국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181만 위안(약 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억5000만 위안(244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던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3%로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우한 폐렴으로 인한 충격은 사스 때보다 훨씬 더 클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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