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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풀리나 했더니…중국관광 취소율 20% 여행업계 ‘우한폐렴’ 한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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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발 ‘우한폐렴’이 각국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설 연휴 극성수기를 맞은 국내 여행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 여행을 계획했던 국내 여행객들의 취소나 변경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 모드에 들어서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했던 양국 여행 수요가 다시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업체마다 이번주만 문의 1000건 #대한항공 인천~우한은 일시 중단

23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주 4회 운항 중인 인천~우한 항공편을 오는 31일까지 중단한다. 중국 방역 당국이 ‘우한 봉쇄’란 초강력 대응책을 꺼내 든 데 이어 우한 공항 당국도 23일 오전 11시 전 항공사에 국내·국제 전편 운항 불가를 통보하면서다. 대한항공은 중국 당국의 조치에 따라 2월 이후 운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여행 취소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했다. 인터파크투어 역시 1~3월 출발하는 중국 패키지 상품 취소율이 15~20%에 이른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이번 주 들어 취소 문의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대형 여행사들도 이번 주에만 중국 여행을 취소한 인원이 사별로 100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들은 보통 한 달간 중국 여행객 1만여 명을 유치하는데, 일주일 만에 10%가 여행을 취소한 셈이다.

특히 중국은 패키지 상품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항공과 호텔 등이 연계돼있어 취소나 변경이 어렵다. 정부가 천재지변과 전염병 전파 등을 이유로 중국을 위험 국가로 지정하면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받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지침이 없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수수료를 물고라도 여행을 취소하거나 변경하겠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슈가 있는 사안이다 보니 가급적 취소수수료를 덜 부담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적지를 동남아로 바꿀 경우 위약금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여행사도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을 맞이하는 인바운드 여행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중국의 설)을 앞두고 연휴 기간(24~30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은 1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춘절 기간 예약한 방한 중국 관광객의 예약 취소는 아직 없지만, 연휴 동안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의 건강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혹시 한국 내 확진자가 생길 경우 책임을 중국인 관광객으로 돌릴까 봐 걱정된다. 그런 소식이 나오면 올해 국내 관광 시장은 다 죽는다”고 토로했다.

추인영·곽재민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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