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꼭 다문 노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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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와대는 27일 재.보선 결과에 대해 침묵했다. 전날 밤 TV로 선거 결과를 지켜본 노무현 대통령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재.보선을 놓고 청와대가 논평한 일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사람들은 김만수 전 대변인, 조재희 전 국정과제 비서관, 김성진 전 행정관 등 청와대 출신 세 명이 모두 낙선한 데 대해 "애당초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다. 공식적으론 침묵하면서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에 대해 "원래 호남 세가 강한 지역"이라며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재평가라고 해석하는 건 지나친 의미 부여"라고 못마땅해 했다.

때맞춰 청와대는 천정배 장관이 사퇴해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임을 다음달 5일 이후에 결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 내부 기류는 주 안에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쪽이었다. 정태호 대변인은 "(인선과 관련한)실무 작업이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법무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놨다. 복수의 후보군 중 문재인 전 민정수석과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으로 압축됐으며, 문 전 수석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돌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반면 열린우리당 일각에선 문 전 수석을 겨냥해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이어 또 청와대 출신을 임명하면 '코드 인사'라는 여론의 비판을 살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결국 재.보선 패배의 충격 속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인선 작업의 속도를 늦춰 여론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새 후보가 추가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도 이런 관측에 힘을 더 한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前]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1953년

[前]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대변인

1964년

[前]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국정과제비서관(사무처장 겸)

1959년

[現]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1950년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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