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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앵커 엄기영 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9시 시보가 울리고 방송이 시작되면 온몸이 굳어지고 손바닥에 땀이 절로 굅니다. 몇 시간동안 외었던 방송원고도 제대로 기억이 안나 프롬프터(영상자막)에 많이 의존하는 실정이죠.』
지난 9일부터 MBC-TV의 간판뉴스인『MBC 뉴스데스크』의 진행을 맡은 새 앵커 엄기영씨(39)는 현장 리포트 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중압감과 씨름중이다.
엄씨는 30대의 젊은 앵커지만 지난 74년 MBC에 기자로 입사한 후 15년 동안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베테랑.
그동안 사회부·경제부·문화부 등 주요부서와 3년 간의 파리특파원 생활을 겪으면서 수많은 현장리포트를 해왔지만 스튜디오 내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뉴스데스크』앵커자리는 MBC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점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일단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스튜디오문화에 빨리 적응해야죠. 그리고 점차적으로 뉴스진행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친밀한 뉴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엄씨는 똑똑 끊어지는 명확한 말투, 깔끔한 외모, 파리특파원시절 시청자들에게 심어준 독특한 이미지 등으로 6번에 걸친 오디션 끝에 앵커로 발탁됐다.
하지만 스스로는 아직 현장을 뛰며 더 많이 배워야할 때라고 생각하는 젊은 기자.
『파리에 있을 때부터 앵커 얘기를 들었지만 고사해왔죠. 그런데 이번에는 전임자인 추성춘 앵커가 건강상 출연할 수 없게되고「뉴스에 젊은 새바람을 불어넣어 보자」는 주위의 격려에 힘입어 용기를 냈습니다.』
추 앵커가 뉴스진행의 부담과 스트레스로 눈이 충혈되고 위장병이 생겨 자리를 뗘나야 했던 만큼 앵커에게 건강은 가장 현실적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77년 취재 중 경비행기가 추락해 죽었다 살아났죠. 뇌수술을 받고 보름만에 의식을 찾았는데 그때 이후 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등산을 하고 있습니다.』
엄씨는 강원도 춘천산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부인 윤복희씨(36)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있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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