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라"…차이 총통 당선 축하 국가에 엄중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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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밤 대만 타이베이 민주진보당 당사 앞 행사장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지자들에게 당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밤 대만 타이베이 민주진보당 당사 앞 행사장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지자들에게 당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재선에 성공한 것과 관련, 중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을 축하한 미국 등 서구 국가들에 외교 경로를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 수교국은 대만과 공식 왕래 하지 말라"

이날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대선과 관련한 향후 전망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대만의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전 세계에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적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국제 사회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중국인들이 대만 독립 활동을 반대하며 국가 통일이라는 정의로운 사업을 완수하도록 지지하고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이 차이 총통의 당선을 축하한 것과 관련해 “대만 선거는 중국 지방의 일”이라면서 “이들 국가의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하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한 경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중국 정부의 이번 항의는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으로 향후 대만의 공개적인 독립 추구 움직임이 강해질 것을 우려해 대내외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밤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 대로에서 열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밤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 대로에서 열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겅 대변인은 이들 국가에 대만과의 교류를 중지할 것도 요청했다. “중국의 수교국이 대만과 어떤 형태로든 공식 왕래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관련국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대만과는 어떠한 공식 관계나 공식적 성격의 왕래를 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관련국들이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길 바란다”며 “아울러 대만 독립 세력에 어떠한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으며 실질적인 행동으로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을 지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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