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출신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연임에 성공한 데 대해 중국의 속이 편할 리 없다. 그것도 대만에서 1996년 총통 직선제가 실시된 이래 최다 득표로 당선됐으니 더욱 그렇다.
중국에서 대만 문제를 전담하는 국무원대만판공실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그래도 절제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앞으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정책을 다섯 가지로 요약해 말했다.
차이잉원 연임 성공에 속 아픈 중국 #매표와 인터넷 부대 동원 결과라 주장 #“주화입마에 빠지지 말라” 독설도
평화 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 두 체제) 방침 견지,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국가주권과 영토보존 수호, 어떤 형식이든 ‘대만독립’ 시도 반대, 대만 동포의 이익과 복지 증진 등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점잖은 반응은 중국 언론으로 가면 거의 저주와 독설로 바뀐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대만 선거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하냐’란 제하의 글에서 차이잉원 당선의 배후엔 비열한 수단이 난무했다고 비난했다.
첫 번째는 수천 억 대만 달러를 미친 듯이 풀어 표를 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 후보를 공격했는데 특히 ‘인터넷 부대’를 동원해 가짜 뉴스를 살포했다. 세 번째는 중국에 대한 공포를 부추겨 대만 민중을 협박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차이잉원이 현재 집권하고 있는 상황을 십분 활용해 기만과 압박, 공갈 등의 더러운 수법으로 표를 낚아 올림으로써 그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사악한 본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차이잉원과 민진당은 요란하게 떠벌리지 않는 걸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차이와 민진당은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문제에서 주관적 억측으로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양안 사회 모두로부터 버림을 받고 끝내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언론 대부분은 ‘대만독립’ 추구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막다른 길이란 주장을 펴 향후 대만이 중국 이탈의 행보를 보일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