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집 중 한 곳 '나홀로 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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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혼자 사는 '나 홀로 가구'가 5가구에 1가구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사이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주로 부부 단둘이 사는 2인 가구도 전체의 22.2%에 달한다.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 이혼이 많아지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여성 가구주의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무주택자도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가구.주택 부문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현재 한국의 총 가구수는 1598만8000여 가구로 2000년(1439만1000여 가구)보다 11.1% 증가했다.

특히 1인 가구와 2인 가구는 666만2000여 가구로 일반가구의 42.2%에 달했다. 이에 따라 가구당 평균 인원이 처음으로 3명 아래(2.88명)로 떨어졌다. 1980년엔 4.54명이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족과 떨어져 사는 40~50대가 늘어난 것도 '나 홀로 가구'가 급증한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번 조사가 이뤄진 5년 전과 비교해 '나 홀로 가구'는 40대에서 51.6%, 50대에서 60.7%나 늘어났다. 또 이혼 증가로 한 부모+자녀 가구는 21.9%, 조부모+손자녀 가구는 28.5% 증가했다.

반면 4인(-3.6%)과 5인(-17.7%) 가구의 비중은 5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자녀가 없는 부부가 늘면서 가족이 1세대로만 구성된 가구가 26.6%나 늘었다. 반면 3대가 함께 모여 사는 전통적인 대가족 가구(전체의 6.9%)는 5년 새 7.1% 줄었다.

통계청 전신애 사회통계국장은 "미혼이나 이혼 가구, 자녀가 없는 부부, 노부모를 모시지 않는 가구가 많이 늘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총주택수는 1322만3000여 호로 15.3% 증가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696만3000여 호로 52.7%를 차지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하지만 전체 가구의 거주 형태를 보면 한 채에 여러 가구가 살 수 있는 단독주택 거주 비율이 44.5%로 가장 높았다.

자기 집에 사는 가구는 882만8000여 가구로 전체의 55.6%를 차지해 2000년보다 13.9% 증가했다. 금리 하락으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경우가 늘면서 월세는 42.5% 늘고, 전세는 12% 줄었다.

통계청이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타지역 주택 소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거주지 이외 지역에 주택을 소유한 가구(전.월세 거주자 포함)는 179만4000여 가구로 전체의 11.3%를 차지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주택소유율은 60.3%로 추정됐다. 통계청이 잠정 집계한 주택보급률이 105.9%인 점을 감안하면 집을 한 채 이상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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