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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는 ‘멤버십 무제한 혜택' 외치지만 일반 가입자 혜택은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새해만 되면 이동통신사들은 '멤버십 혜택을 강화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빵집ㆍ커피숍 등의 포인트 할인 혜택이 줄었다고 불만이다. 이통사들의 새해 멤버십 혜택을 분석했다. 그 결과 4G 일반 가입자의 혜택은 확실히 줄었고, 5G 등 VIP 고객의 혜택은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들이 홍보하는 '멤버십 혜택 강화'는 일반 가입자에겐 틀리고, VIP 고객에겐 맞는 셈이다.

SKT·LG유플은 포인트 할인 무제한·KT는 등급에 따라 달라     

LG유플러스는 9일 “올해 1월 1일부터 멤버십 제도를 개편해 모든 등급에 멤버십 포인트 할인을 무제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미 SK텔레콤은 2018년 4월부터 등급과 관계없이 멤버십 무제한 포인트 할인을 제공해왔다. 이에 비해 KT는 등급에 따른 멤버십 포인트를 제공 중이다. 포인트를 다 쓰고 나면 포인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LG윺플러스는 9일 "1월 1일부터 등급에 상관없이 멤버십 포인트를 무제한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진 LG유플러스]

LG윺플러스는 9일 "1월 1일부터 등급에 상관없이 멤버십 포인트를 무제한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진 LG유플러스]

하지만 ‘포인트 할인 무제한’이라 하더라도 포인트를 쓸 수 있는 곳이나 할인율은 줄고 있다는 게 가입자들의 불만이다. 또 “무제한이라고 해봐야 어차피 쓸 데가 제한돼 있어 다 쓰지도 못한다"는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2017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통사의 멤버십 포인트중 59%는 사용되지 않고 소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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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할인율 15%→5% 줄고, 공짜 영화 티켓도 사라져   

SK텔레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옥수수를 웨이브로 바꾸면서 유료 콘텐트 50% 할인 혜택을 종료했다. 실버 등급 멤버십 고객에게 제과점인 뚜레쥬르에서 1000원당 150원을 깎아주던 것도 지난해 5월부터 1000원당 50원으로 낮췄다.

KT도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에서 골드 회원 이상이면 1000원당 100원씩 할인해 주던 걸 지난해 9월부턴 1000원당 50원으로 줄였다. 또 일주일에 한 번 스타벅스에서 무료 사이즈업을 할 수 있던 것도 지난해 9월부터 월 1회로 축소했다. 새 스마트폰을 살 때 멤버십 포인트로 스마트폰 가격중 최대 4만원(VIP기준)까지 깎아주던 것도 지난해 8월 폐지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7월부터 스타벅스와의 제휴를 끝내면서 주 1회 제공하던 스타벅스 사이즈업 혜택을 없앴다. 파리바게뜨에서 1000원당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었던 것도 1000원당 50원으로 줄었다. 올 1월부턴 티머니 무료 3000원 충전 서비스와 월 1회 롯데시네마 무료 영화 혜택도 사라졌다.

SKT는 6일 "'VIP 픽' 등 멤버십 제휴처를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사진 SK텔레콤]

SKT는 6일 "'VIP 픽' 등 멤버십 제휴처를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사진 SK텔레콤]

이통사 자회사 상품 할인…혜택인지 마케팅인지?   

여기에 이통사가 자사의 서비스나 자회사의 서비스를 멤버십 혜택이라고 제공하는 경우도 많아 ‘혜택’ 아닌 ‘마케팅’이란 비판도 일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음악 플랫폼 멜론과의 제휴 할인을 종료했다. 그 대신 자회사가 운영하는 음악 서비스 플로(FLO)의 이용료를 50% 할인해준다. KT 역시 자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시즌’을 출시하면서 유료 콘텐트를 40% 할인해 주고 있다. 할인액만큼 포인트가 차감되고 포인트가 부족하면 할인받을 수 없다.

고가 요금제 VIP 고객에 제공하는 혜택은 늘어    

VIP 이상 고객의 혜택은 대폭 강화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부터 VIP 특화 혜택인 ‘VIP 픽’을 새로 시작했다. 인천공항 마티나라운지 이용료 50% 할인이나 할리스커피 이용권 등의 옵션을 고를 수 있다. 올해엔 이 ‘VIP 픽’을 더 강화해 제휴처를 기존 6곳에서 9곳으로 늘렸다.

KT 역시 올 1월부터 VVIP 고객에겐 도미노 피자 최대 3만원 할인, 서울스카이 입장권 1장 구매 때 1장 무료 등을 제공한다. 또 VIP 고객한테는 월 1회 달콤커피 아메리카노 무료권 제공을 추가했다.

"멤버십 투자 여력 줄어" vs "할인률 축소는 기만행위"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선택약정 할인에 따른 통신비 인하, 5G망 투자 확대 등으로 멤버십에 투자할 여력이 줄고 있다”며 “VIP고객을 위한 혜택이나 포인트 사용이 많은 곳과의 제휴 등을 놓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멤버십 혜택은 가입 당시 이통사가 고객과 맺은 암묵적인 약관과 다름없다”며 “이를 중도에 폐지하거나 할인율을 줄이는 건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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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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