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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체 안에 한몸" 강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7일 오후 2시15분부터 서울 논현동 성당에서 열리는 엠마우스성시간 행사에서 각급 성직자·수도자·평신도 등 1천1백여명과 함께 기도하고 강복했다.
「사랑이신 성체 안에 우리모두 하나」를 주제로 한 이날 행사는 겟세마네에서의 예수의 고통을 묵상하고 모든 인류가 참사랑을 나누도록 기도하는 모임이다.
교황은 오후 3시부터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젊은이 성찬제에 참석하여 젊은 신도 12명에게 영세를 베풀었는데 교황이 직접영세를 베풀자 신도들은 감격한 듯 모두 축복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를 주제로, 「모두가 벗이 되어」를 부제로 한 젊은이 성찬제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함께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그리스도의 평화를 제시한다. 이날 봉헌 때는 성서를 바탕으로 청년운동을 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화염병 최루탄·성서를 조형물로 제작하여 봉헌한다.
이날 오전 10시 성공회대강당에서 한국성공회·대한정교회·한국루터교총회·한국개신교등 여러 교파의 그리스도교인들이 모여 그리스도교 일치기도회를 가졌다. 또 오후 2시 경기도파주군 도라산 전망대에서 「하나되게 하소서」를 주제로 평화통일 기원미사도 봉헌됐다. 공산권에서 참석한 신자들도 평화통일 기원미사에 참석했다. 미사를 가진 후 참석자들은 『고향의 봄』을 함께 합창했다.
철야기도회에 성녀 테레사 수녀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테레사 수녀는 메시지에서 『깨끗한 마음이 서로 안에서 하느님을 볼수 있으면 그 마음은 이웃과 더불어, 특히 우리를 해친 사람들이나 우리가 해친 사람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싶어하는 마음이 된다』며『이것이 참회개의 열매』라고 말했다.
6일 오후 8시 서울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참회예절 및 철야기도회」에는 김수환 추기경 등 성직자·신도 등 3만여명이 참석, 강론·회개와 참회예절·신앙체험·감사미사 등 4부로 나뉘어 7일 오전 6시까지 계속됐다.
강론에는 김창열 주교(제주교구장)의 「성체의 신비」, 두봉주교(안동교구장)의 「성체와 생활」, 로버트 세리신부(미위스콘신관구 예술회)의 「참회」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김 주교는 『다함께 주님을 찬미해야할 겨레가 40여년을 남북으로 갈라져 적대관계에 있다』며 『한 형제인 우리들조차 지역감정, 도시와 농촌, 계층간 격차, 극우·좌논쟁으로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며 사랑과 평화의 끈으로 겨레를 하나로 뭉치게 해달라고 기원.
기도회에서는 성녀테레사 수녀가 서울대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섭섭한 심정의 메시지를 전달.
메시지는 『자기가족 및 이웃과 더불어, 특히 우리를 해친 사람들이나 우리가 해친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이것이 참의인의 회개』라며 회심의 의미를 설명.
자정을 넘어서면서 절두산103성위 순교장면이 재현돼 눈길.
2백년 전 순교자들과 현대의 순교자들이 오랏줄·족쇄에 채여 포졸들에게 끌려나와 순교당시의 상황이 재연되자 신도들은 엄숙한 표정
이어 망나니6명이 순교자들의 목을 치면서 박동진씨의 창 『할렐루야 예수님 부활하셨네』가 울려 퍼지면서 14명의 어린이들이 십자가를 중앙단상으로 지고 나오면서 3만여명의 신도들이 환호.
기도회에 참석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오후 10시30분쯤 교황 요한바오로2세 영접관계로 자리를 뜨면서 인삿말을 통해 『교황의 무사한 방한을 기원하자』며 자리에서 일어서자 모든 신도들이 10여분간 기립박수로 환송.
이날 체육관에는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등 50여개의 현수막이 걸려있어 성체대회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
참회예절이란 죄의 고백을 위해서나 생활개선을 위해서 신자들이 공동으로 참회하는 예절.
안동교구장 두봉신부의 「성체와 생활」강론은 평이한 내용과 유머스러운 언어로 신도들로부터 10여 차례나 박수 호응을 받기도.
두봉신부는 『성체를 모신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와 몸이다』며 『주님께서 주신 모든 은총과 재능의 선물들은 우리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선과 유익을 위한 것임에 감사드리며 주님 안에서 한마음 한몸임을 온 세상에 증거하자』고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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