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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내신비율 상향조정」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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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번주 토론주제인 「대입내신반영비율 상향조정」에 대한 독자여러분의 투고는 모두 46통(반대 39통, 찬성7통)이 접수되었습니다. 이중 반대 4통과 찬성 1통을 소개합니다.

<찬성|실수로 인한 낙방 미연방지>
김윤제<서울영등포구당산동 현대아파트104동503호>
단 한차례의 시험으로 입학생 선발을 한다는 것은 시험의 속성상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고교 내신성적 입시반영제도의 근본취지는 이런 의미에서 「합리추구」에서 출발했다고 하겠다.
물론 지역별·학교별 편차로 말미암아 자신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과소 평가되는 선의의 피해자가 있을 수 있지만 고교 3년 동안의 학교성적은 곧 대학에서의 수학능력과 거짓없이 직결되는 것이니 만큼 한차례의 시험에 까딱 실수한 나머지 낙방할 소지를 미연에 줄일 뿐만 아니라, 고교시절은 장래를 준비하는 중요시기이므로 마땅히 학업에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당위론에서 보면 좋은 성적을 올린다는 것은 바로 성실한 생활인, 성취동기가 강한 청소년임을 입증할 따름이다.
따라서 내신성적 반영비율의 상향조정을 놓고 지나친 경쟁의식 속에 황폐화하는 교육현장이나 학부형들의 극성스러운 치맛바람 따위를 연상하는 것은 잘못된 문제접근 아니면 교사의 양심이나 의심하는 천박한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학원이나 과외현장 등 이익사회를 찾아 학교라는 공동사회를 이탈하려는 경향은 이 같은 내신제도로 그나마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반대|과다경쟁 유발 부작용우려>
장영환<충북 충주시 역전동 729의30>
교육행정의 조변석개식 무원칙성은 어제오늘에 문제된 것이 아니거니와 이로 인한 수험생들의 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교사들의 부담은 그때마다 더해왔다.
특히 최근 문교부가 발표한 내신성적 반영비율의 상향조정방침은 가뜩이나 정서생활은 엄두도 못내고 오직 입시공부에만 매달려야만 하는 수험생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성적이외의 생활태도도 점수화 한다는 방침이고 보면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일거수 일투족이 점수의 굴레를 벗어나서는 있을 수 없게 만들어 결국 학교교육 내실화와 전인교육을 표방하고 있는 당초 내신성적 반영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비교육적인 부작용만 초래한다고 아니할 수 없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다는 것은 곧 상대평가제와 생활태도 등 주관적 평가의 맹점에 의해 경쟁심리를 자극하게 돼 학습동기 유발은커녕 진정한 친구와 스승이 아닌 단순한 경쟁자와 교습강사만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또 학부형들의 빗나간 자녀교육열의 역작용을 문교당국은 고려해 보았는지 묻고싶다.

<학생들에 학습부담 너무 커>
정순철<경남마산시석전 1동273의26>
고교생으로서 대입내신비율 상향조정을 반대한다.
내신성적은 상대적 평가이므로 학교간 수준차에 의해 자기의 점수가 실력이 비슷한 다른 학교 학생의 점수와 차이가 나게 돼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고교생은 배우는 과목이 너무 많아 시험기간이면 2∼3일 밤샘하기가 일쑤다. 고교시절에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많은 취미활동과 과외활동으로 정서함양과 자기 적성을 개발해야한다고 본다. 그런데 만일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지금보다 더 상향조정한다면 너무 파열된 학교생활과 심리적 부담으로 학문을 정말 생존의 수단으로밖에 여길 수 없을 것이다.
어린 나이로 아까운 목숨을 버리는 학생들이 나오는 이유가 이런 극심한 정신적 부담 때문은 아닐까?
문교당국은 학생들을 만물박사로 만들려는 것 같다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가 한정되어 있게 마련인데 내신성적을 높여 20개 과목 이상을 모두 잘하지 않으면 안되게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엄청난 학습부담을 심어줘 아예 학습동기 자체를 꺾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객관적인 평가 보장 못해>
신성범<서울관악구신림2동1564의39>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 상당수의 교사 및 학부모, 심지어는 학생까지도 대입 내신반영비율을 상향조정하는데 대해 반대했다고 한다.
그것은 곧 현행 내신제에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대입학력고사는 모든 학생들이 같은 시험문제를 가지고 실력을 겨루는 만큼 채점에 있어 상당히 공정성이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고교내신성적은 학교간·지역간의 엄청난 차이와 실기고사 등에서 채점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단 한 문제를 가지고 교사와 학생간의 불신이 생기며 고교3년 동안 점수에 연연하는 등 학생들을 점수벌레로 만들기도 한다.
고교 내신제가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단 한번의 시험으로 대학입학을 결정하는 학력고사제에 대한 보완책으로써 필요한 것이기는 하나 현행도 문제가 많은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40%까지 올린다는 것은 반드시 재고되어야만 한다.
대입내신의 비율을 상향조정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학력고사를 수 차례에 걸쳐 나눠 실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겠다.

<비인간화 교육만 부채질>
하상욱<부산시동래구거제2동899의11>
현 대입 내신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지역별·학교간에 존재하는 실력차로 인한 내신성적 산출의 불합리성 및 문제점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인격 및 정서생활의 함양에 결정적인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로운 이성으로 모든 현상들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미래의 희망찬 꿈을 설계해야 할 어린 학생들에게 내신제는 자유로운 사고 및 탐구적인 생활의 단절은 물론이고 친구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들며 성적평가에 있어서의 교사에 대한 불신, 의혹 및 감시의 눈길을 주고받게 하는 등 비인간화 교육을 부채질할게 뻔하다.
또 학생들의 내신에 대한 강박관념 및 과거 성적에 의한 미래에 대한 좌절심리 유발 등으로 정서적 장애에서 심지어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등 과거집착형의 잘못된 교육제도에 인한 피해를 간과할 수 없다.

<다음주 토론주제는 「서울평화상제정」>
다음주 지상토론 주제는 「서울평화상제정」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지난달17일 88서울올림픽 1주년을 기념, 인류화합과 세계평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2년마다 한번씩 수여하는 상금 30만달러의 서울평화상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뜻은 좋지만 동양최고의 막사이사이상이 상금1만달러, 노벨상이 20만달러를 약간 웃돌아 『액수로 군림하려한다』는 목청과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독자여러분의 찬반의견을 12일까지 도착되도록 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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