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디데이는 설연휴"···다이렉트 통합 협상 나서는 황교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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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대표가 ‘다이렉트(direct) 소통’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공언했다. 통합에 주어진 시간이 턱밑에 왔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자유한국당 관계자)

황교안 대표가 최근 원희룡 제주지사, 이언주·이정현 무소속 의원 등 범보수 진영 인사들에게 직접 접촉해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의원 측에도 통합 관련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최근 “황 대표가 여러 경로를 통해 유 의원 측에 신속한 통합에 힘을 모으자는 뜻을 전하고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남을 가질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측근들에게도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또 유 의원이 보수 통합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보수 재건 3원칙’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 측근 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보수통합의 물꼬를 트기 위해 ‘3원칙’을 받아들인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곧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 의원이 지난해 11월 밝힌 보수 재건의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탄핵논의 중단) ^개혁 보수로 나아가자(보수가치 재정립)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새로운 보수정당 창당)로 요약된다.

이와 더불어 황 대표는 지난해 말에는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언주, 이정현 의원과 접촉해 통합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또 당 쇄신을 요구하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보수통합의 중재자로 활동 중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도 잇달아 접촉했다. 황 대표측 관계자는 "황 대표는 설 연휴를 디데이(D-Day)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 진전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황 대표가 중재자 없이 직접 소통에 나선 데엔 그만큼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당 한 의원은 “총선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황 대표에게 주어진 날짜는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짧다”며 “속도감을 내기 위해서도 이젠 황 대표가 직접 통합을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한국당은 통합 예상 인사들과 한국당 기존 지역구 후보가 겹치지 않도록 하는 ‘가상 지역구 로드맵’ 작업에도 들어갔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6일 “기존 한국당 인사와 새로 함께할 인사들의 예상 지역구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통합 후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날 황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 주도권 다툼과 (총선 등) 지분 경쟁은 곧 자멸”이라고 했다.

통합을 강조하는 황 대표의 발언은 이어지고 있다. 새해 첫날 “통합은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라고 했던 황 대표는 6일에도 “이언주, 이정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세력과 손잡겠다”고 구체적인 통합 대상까지 언급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당 외부에 통합추진위원회를 둬 야권 통합에 나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당과의 ‘단순 통합’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데 대해선 “대승적 차원에서 다 함께 뭉쳐야 한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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