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후임자 "중동에서 미국 제거하는 게 우리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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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스마일 가니. [AP=뉴시스]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스마일 가니. [AP=뉴시스]

미국 공습으로 피살된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후계자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무시함으로써 미국의 공습에 복수하겠다고 밝혔다.

솔레이마니 20년 동지가 후임 사령관으로 #유명한 장군 사망에 이란 내 날선 반응 #이란 의회서 "백악관 공격" 극단적 주장도

솔레이마니 후임으로 임명된 에스마일리 거니(62)는 5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움직임이 중동 지역을 불안하게 만들고,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징조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와 같은 거니의 발언이 미국의 솔레이마니 피습에 대한 '블로백'(군사 공격에 따른 역풍)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날 방송에서 거니 준장은 "전능한 알라가 솔레이마니의 복수를 약속했다"며 "물론 행동이 뒤따를 것이다"고도 말했다. 거니 준장은 또 "우리는 알라의 도움으로 전처럼 단호하게 순교자 솔레이마니의 길을 계승하기로 약속한다"며 "그의 순교에 대한 되갚음으로 중동에서 미국을 제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신임 사령관에 임명된 거니 준장은 20년 넘게 솔레이마니와 함께 쿠드스군을 이끌어왔다. 스무살의 나이에 쿠드스군에 들어와 솔레이마니가 최고 사령관이 된 1997년 부사령관에 임명됐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는 거니 준장에 대해 "쿠드스군에서 가장 뛰어난 장군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란 내에서 솔레이마니 피살에 대한 강경한 대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인 호세인 데그한도 5일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 군사시설을 공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쟁을 시작한 건 미국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국회에선 미국 백악관을 직접 공격해야 한단 발언까지 나왔다. 5일 미국 언론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이란 현지 통신 INLA를 인용해 이란 국회의원 아볼파즐 아부토라비가 "우리는 백악관을 직접 공격할 수 있고, 미국 영토에서 작전을 수행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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