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충돌…코스피 1%, 코스닥 2%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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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란 시아파 성지 쿰에 위치한 잠카란 모스크에 '피의 복수'를 뜻하는 붉은 깃발이 내걸였다.[뉴스1]

4일(현지시간) 이란 시아파 성지 쿰에 위치한 잠카란 모스크에 '피의 복수'를 뜻하는 붉은 깃발이 내걸였다.[뉴스1]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한국 증시가 유탄을 맞았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39포인트(0.98%) 하락한 2155.07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15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이날 3000억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컸다. 전 거래일보다 2.18% 하락하며 655.33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도 전 거래일보다 5원 떨어진 1172.1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국뿐이 아니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 내린 2만3204.86으로 마감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가 미국의 공습으로 숨지자, 지난 5일(현지 시각) 이란은 미국 군사시설을 겨냥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한 데 이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불이행을 선언했다. 핵 합의를 사실상 탈퇴한 셈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중 무역갈등, 경기 불확실성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이란 갈등이란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위험)의 늪을 맞이했다"며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주기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유가가 더 오르면 시장이 깊은 조정을 받겠지만, 구조적으로 유가 급등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 유가 상승은 증시에 호재로 인식되지만, 지정학적 이슈로 급등한 경우엔 악재로 작용한다.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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