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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차익 반포 16억, 흑석 9억···‘상한제 수퍼로또’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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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으로 움츠러들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새해에 더 심한 과열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오는 5월부터 시세의 반값까지 내려가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가 본격적으로 나온다. 사진은 연초 분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 견본주택. [연합뉴스]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으로 움츠러들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새해에 더 심한 과열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오는 5월부터 시세의 반값까지 내려가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가 본격적으로 나온다. 사진은 연초 분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 견본주택. [연합뉴스]

지난해 12·16부동산 대책으로 안개가 짙은 새해 부동산 시장에 빛을 발하며 주목받을 분야가 분양시장이다. 그중에서도 진주는 5월 이후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단지다. 지금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해온 분양가보다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열람 가격으로 #민간택지 상한제 분양가 시뮬레이션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한제 단지가 HUG 로또를 능가하는 ‘슈퍼로또’로서만이 아니라 앞으로 불확실한 시장에서 기존 집값이 많이 내려도 괜찮은 안전자산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민간택지 상한제 분양가를 시뮬레이션(모의계산)해봤다.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것은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예정가격으로 윤곽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열람 중이다. 민간택지 상한제 분양가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감정평가한 땅값에 건축비를 합친 금액이다. 건축비는 지역에 상관없이 비슷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분양가를 좌우한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10% 넘게 오를 전망이다. 상한제 지역 서울 18개 구와 경기도 3개 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부지 표준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평균 12.4%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상승률이 높다. 18%가량이다. 가장 비싼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가 3.3㎡당 지난해 5851만원에서 올해 6942만원으로 오른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올해 18.4% 오른 3.3㎡당 5950만원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땅이 17.7%, 마포구 용강동 대림아파트 부지가 11.7% 각각 오른다.

경기도에선 과천·광명·하남 중 광명 상승률이 가장 높다(철산래미안자이 부지 12.7%).

시뮬레이션에서 가산비를 합친 땅값을 공시지가의 1.5배로 계산했다. 정부가 밝힌 주거용 토지의 올해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64.6%다. 공시지가의 1.55배가 시세인 셈이다.

감정평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발이익을 배제하고 원가 중심으로 감정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에 표준지 공시지가 수준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건축비는 3.3㎡당 1100만원으로 계산했다. 정부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 상승 등으로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3.3㎡당 1000만원이 넘는 금액까지 올라갔다.

조만간 상한제 분양이 예상되는 지역들의 분양가를 추정한 결과 강남권 3.3㎡당 3000만~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반포동이 4100만원이고 공시지가가 반포동보다 3.3㎡당 900만원 낮은 개포동 3600만원이다. 송파구 신천동이 3400만원이다.

분양가

분양가

용산 한남뉴타운 인근 한남현대힐스테이트 부지 표준지 공시지가를 활용한 상한제 분양가가 3.3㎡당 2700만원, 동작구 흑석뉴타운 2200만원, 양천구 신정뉴타운 2300만원,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1800만원, 성북구 장위뉴타운 1700만원이다.

경기도에선 광명뉴타운과 하남시 덕풍동 재개발이 3.3㎡당 1700만원 선이다. 과천 재건축 단지가 2250만원이다.

이는 지금까지 기존 분양가와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규제하는 HUG 분양가보다 10~25% 낮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20% 정도 저렴하다. 아파트 가격이 낮고 HUG 규제가 늦게 시작한 강북지역에서 상한제 분양가 인하 폭이 작다.

상한제 가격을 주변 새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40~70% 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크게 차이 나는 곳이 반포동이다. 전용 84㎡ 기준으로 상한제 분양가가 14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주변 대표적인 단지들이 30억원 정도 나간다. 당첨시 예상 시세차익이 16억원이다. 아크로리버파크는 34억원까지 거래됐다. 20억원 차이다.

개포동 상한제 분양가가 시세의 절반으로 전용 84㎡ 가격이 12억 원대로 추정된다. 개포지구 새 아파트 시세가 25억원 선이다. 시세차익이 13억원에 달한다.

새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흑석동에서 시세와 상한제 분양가 간 9억원가량 벌어지고 강북지역도 3억원 정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분양계획

분양계획

상한제 단제를 노린다면 ‘함정’에 주의해야 한다. 상한제 단지에 HUG 규제 단지보다 훨씬 많은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전매 제한 기간이 HUG 규제 단지(3년)의 3배가 넘는 10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주변 시세의 80% 미만이면 10년이다. 강남권 등 주요 지역에서 이미 HUG 규제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에 미치지 못한다.

거주의무도 따를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해 민간택지 상한제를 강화하면서 최대 5년의 거주의무기간을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이 충분해야 한다. 입주 무렵 시세가 15억원이 넘으면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한다. 강남권과 '마용성' 등에서 전용 84㎡ 시세가 대부분 15억원을 넘겼다. 9억원 초과면 9억원 넘는 금액의 대출 한도가 40%에서 20%로 줄어든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세차익이 클수록 대출 제한이 많다"며 "상한제 단지가 청약가점 고점 자보다 현금 부자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한제 지역에서 분양계획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물량이 건립 가구 수 기준으로 9만여 가구다. 이중 상한제 분양가가 적용되는 일반분양분이 2만가구 정도다. 업계는 3000~5000가구 정도가 4월까지 입주자모집을 신청해 상한제를 벗어날 것으로 본다.

이월무 미드미디앤씨 대표는 “당첨이 확실한 청약가점 고점자는 상한제를 기다리겠지만 가점이 불안하거나 시세차익을 적더라도 규제가 덜한 단지를 원하는 수요자는 상한제 이전 단지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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