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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근하신년(謹賀新年) 송구영신(送舊迎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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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지금은 엽서나 편지 등을 통해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새해를 축하하는 인사를 담은 연하장을 지인들과 주고받곤 했다. 이런 연하장에 등장하는 대표적 문구가 ‘근하신년’ ‘송구영신’이다.

지금도 달력 앞 장에 ‘근하신년’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뜻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근하신년(謹賀新年)의 한자를 살펴보면 삼갈 근(謹), 하례할 하(賀), 새 신(新), 해 년(年) 자로 이뤄져 있다. 글자 그대로 풀어 보면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삼가’는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라는 의미다. ‘근하신년’은 ‘정중히 새해를 축하한다’는 의미를 담은 새해 인사라 할 수 있다. 비슷한 표현으로 ‘공하신년(恭賀新年)’ ‘공하신희(恭賀新禧)’를 쓸 수도 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은 보낼 송(送), 옛 구(舊), 맞을 영(迎), 새 신(新) 자로 구성돼 있다.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다, 즉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다. ‘송구영신’은 원래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유래된 말로, ‘송고영신’은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구관은 옛 관리를, 신관은 ‘새 관리’를 가리키는데, 옛 관리를 보내고 새 관리를 맞이한다는 말이 이후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송영(送迎)’을 써도 무방하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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