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하루전까지도...미국, 북한에 비핵화 협상 복귀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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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하루 남겨둔 시점에도 거듭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중앙포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중앙포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연말에 그들(북한)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대치가 아니라 평화의 경로로 이어지는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비핵화 대화를 총괄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과 대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항상 우리 전략이 옳은지, 접근법이 옳은지 살펴보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시점에선 우리는 이 길을 따라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역사적 사건과 회담에도 성과가 많지 않아 미국의 대북 전략을 바꿔야 할 시점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북한 행보에 따라 향후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여지도 남겨뒀다. 그는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선택할 것이며, 우리는 옳은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NSC) 보좌관. [ABC방송 캡처]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NSC) 보좌관. [ABC방송 캡처]

전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ABC방송 인터뷰에 나서 미국의 군사력까지 거론하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의 대응에 대한 질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우리는 도구함에 도구가 많고 추가적 압박이 북한과 관련해 동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이 그런 접근을 취하면 우리는 엄청나게 실망할 것이고 실망감을 보여줄 것”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최고의 군사 강국이며 엄청난 경제력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서면 군사적 또는 경제적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처럼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각각 강온전략을 구사하며 북한의 대화 궤도 이탈 가능성 차단에 주력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과 오브라이언 보좌관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개인 외교(personal diplomacy)’를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이같은 메시지가 김 위원장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1일 발표되는 신년사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31일까지 나흘째 이어지는 전원회의에서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 조치’ 언급을 반복하고 있어 비핵화 협상 중단 선언과 함께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29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반도 안정은 김 위원장 손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해리스 대사는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어떤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실망할 것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며 “김정은이 선택권을 쥐고 있다.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어떠한 만일의 사태에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동맹인 한국과 모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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