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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자신만만 "美제재에도 24% 컸고 내년 10% 더 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AP=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AP=연합뉴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이 내년에 최소한 10%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화웨이가 최근 내년에 스마트폰을 3억대 이상 팔겠다고 공언한 직후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런정페이 회장의 발언은 지난 5월 시작된 미국의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내년에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화웨이에 따르면 런 회장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년 목표를 내놨다. 런 회장은 “가장 보수적으로 잡아도 2020년에는 10% 안팎의 성장(매출 기준)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 다시 와서 우리가 아직도 살아있는지 보라. 미국의 제재에도 우리는 매우 잘 살아남을 것”이라며 장담했다.

미국제재에도 3분기 17% 성장 

런 회장의 호언장담은 허언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올해 실적이 방증한다. 화웨이는 올 3분기까지의 매출액이 6180억 위안(약 10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늘었다. 런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10월 성장률(17%)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광저우의 선전에 있는 화웨이의 연구개발 센터에서는 2만여명의 연구개발자가 근무하고 있다. 화웨이는 선전 외에 동관단지에 있는 연구개발센터에도 6만 여명의 연구개발자가 있다. [사진 화웨이]

중국 광저우의 선전에 있는 화웨이의 연구개발 센터에서는 2만여명의 연구개발자가 근무하고 있다. 화웨이는 선전 외에 동관단지에 있는 연구개발센터에도 6만 여명의 연구개발자가 있다. [사진 화웨이]

화웨이의 성장 비결은 가성비와 기술력이 꼽힌다. 화웨이는 인민해방군 출신의 런정페이 회장이 1987년 선전에서 설립했고, 홍콩에서 통신 장비를 구입해다 중국에 파는 대리점이 모태다. 이후 통신 장비와 스마트폰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비 투자와 인력양성에 나섰고 30여년 만에 통신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화웨이의 급성장 배경으로 중국 정부 주도의 ‘중국 제조 2025’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화웨이가 단기간에 엄청난 기술개발을 일궈낸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국내 IT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최근 '한국보다 기술 면에서 앞선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도 "화웨이의 기술이 우리와 경쟁할 정도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통신 장비 분야 세계 1위 굳건  

화웨이는 통신 장비 분야에서 3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글로벌 1위다. 5G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켓이 최근 3분기 기준 글로벌 5G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화웨이가 시장의 30%를 가져가며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23%로 2위에 올랐다. 화웨이의 기술력과 더불어 경쟁사 대비 30% 정도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화웨이는 유럽으로 5G 영토 확장에 한창이다.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제재에 동참을 거부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등이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들에게 ‘소스코드를 공개할 테니 얼마든지 검증하라’며 보안 우려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가 자사 통신 장비에 백도어를 설치, 각국의 민감한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스마트폰 세계 판매 1위 목표…삼성도 넘나  

화웨이는 스마트폰에서도 세계 1위를 넘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3억230만대)에 이어 화웨이는 2위(2억5100만대)에 올랐다. 매년 격차가 줄어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여기에는 중국인들의 애국심도 단단히 한몫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0%(4150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출시된 메이트 30 시리즈는 판매 개시 3시간 만에 중국에서만 100만대가 팔려나갔다. 화웨이는 최고급 스마트폰인 메이트 30 프로에 세계 처음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 칩과 모뎀칩을 하나로 합친 시스템온칩(SoC) '기린 990'이 탑재하기도 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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