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韓관광객 급감에···"아베, 文 만나 '인적교류' 제안할듯"

중앙일보

입력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양국 정부 사이의 관계는 어렵지만, 인적 교류는 확실하게 해나가자’는 메시지를 함께 밝힐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할 예정이라고 도쿄의 일본 정부 소식통이 밝혔다.

회담 나흘전 수출규제 일부 완화한 아베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지방 경제 타격 #"교류 중요성 함께 알리자" 제안 검토 중

지난해 9월 25일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파커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상간 공식회담은 이 때가 마지막이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5일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파커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상간 공식회담은 이 때가 마지막이었다. [연합뉴스]

이 소식통은 22일 "그동안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측에선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지만, 한국 측에선 이런 메시지를 잘 내지 않았다"며 "경제계와 지방간 교류 등을 포함한 인적교류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대외적인 메시지를 함께 내자고 아베 총리가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은 한국 내 '보이콧 재팬'운동과 그로 인한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지방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양국의 인적 교류 문제를 회담의 주요 화두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도 최근 "이번 정상회담에선 일본 측의 관심사인 징용문제, 또 한국 측 관심사인 수출 규제 외에, 북한 문제와 양국 인적 교류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9월 뉴욕 회담 이후 공식 양자 정상 회담으로는 15개월 만이다. 일본 정부는 회담을 나흘 앞두고 지난 20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의 일부를 풀었다. 지난 7월 이후 수출 관리 절차를 강화했던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중 '포토 레지스트'에 대한 수출 심사 방식을 ‘개별 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완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조건부 유지 결정과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일부 완화로 관계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계기는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30분 안팎으로 예정된 이번 정상 회담에서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징용·수출규제 문제의 돌파구가 뚫리기는 쉽지 않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 참석차 출국하기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일본의 (규제 완화는) 자발적인 조치이고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된다"면서도 "수출 통제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미흡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급감으로 ‘2020년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일본으로선 인적교류와 관련된 문 대통령의 전향적인 언급을 이끌어낸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외교적 성과가 될 수 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회담 의제와 관련해 "한국이 무슨 말을 해올지 모르지만, 일본은 징용문제에 관한 일본의 입장을 확실히 전달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징용문제에 대해선 "계속 외교당국 간 의사소통을 확실히 해나간다"는 선에서, 수출규제와 관련해선 "당국 간 대화를 성실하게 해나간다"는 수준에서 양 정상이 의견을 같이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4일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기념촬영을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을 지나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4일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기념촬영을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을 지나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