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극 못 좁힌 '50억달러'···분담금 협상 연말 데드라인 넘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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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5차 협상이 진행됐다. [외교부 제공]

17일 서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5차 협상이 진행됐다. [외교부 제공]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협상 시한이 결국 '연말 데드라인'을 넘기게 됐다. 외교부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정은보 한국 대표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대표팀이 이끄는 11차 SMA 5차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한·미는 이날부터 18일까지 이틀에 걸쳐 5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17~18일 5차 협상이 올해 마지막 될듯 #"총액 간극 못 좁혀..이해 폭은 넓어졌다"

협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지난 4차 협상까지 총액 등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면서 “다만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은 넓어졌다”고 밝혔다. 미국이 요구하는 총액이 지난 9월 첫 협상에서 제시한 50억 달러 상당에서 낮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은 한 자릿수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연내 협상' 완료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다음 주로 넘어가면 미국의 크리스마스 휴일 주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 협상에서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해를 넘겨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소식통이 전한 한·미 협상팀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다고 한 것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실무진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야 하는 처지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전체 주둔비(약 45억 달러)를 넘어서는 요구를 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정부 안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서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5차 협상이 진행됐다. [외교부 제공]

17일 서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5차 협상이 진행됐다. [외교부 제공]

이번 협상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성과를 내야 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협상 대표를 느지막이 임명하는 등 사실상 지연책을 썼다. 반면 드하트 대표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에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해 협상장을 넘어 장외 여론전을 적극적으로 구사 중이다. 기존 협상 대표들과 달리, 한국의 여야 국회의원과 언론을 두루 접촉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서울 3차 협상 때는 협상 중간 결렬을 선언하고 나가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5차 협상으로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법적 공백이 생기게 된다. 10차 SMA 적용 시한은 12월 31일로 끝난다. 문제가 되는 건 주한미군의 한국인 근로자들 임금인데, 통상 이전 SMA에 준해 임금을 지급하고 협상이 체결되고 나면 보완하는 식으로 진행해 왔다고 한다. 한·미는 지난 10차 협상 때도 올해 2월 10일 가서명했다. 연말까지 적용하고 있는 10차 SMA의 타결 액수는 전년도에서 8.2% 인상된 1조 389억원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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