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 고혈압, 목표 혈압 낮추니 사망률 30%나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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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치료 목표를 낮게 잡으면 사망률을 3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 환자의 경우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질본, 해외 5개 연구 메타분석 #심부전 발병률도 38%나 하락 #국내선 3500명 대상 임상연구 #“치료 기준 낮춰도 되는지 연구”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노인 취약계층에서의 고혈압 관리 최적화를 위한 근거 창출 및 관리모형 개발' 연구를 진행하던 중 해외 5개의 관련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이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에서 65세 이상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5개의 비교 임상시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혈압 치료 목표치를 낮게 잡아 치료한 환자 집단의 사망률이 통상적 기준에 따라 치료한 집단보다 32% 낮게 나왔다.

사망률 뿐만 아니라 발병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 혈압을 낮게 잡은 집단에서 평균적으로 통상 기준 치료 집단보다 심혈관질환 발생은 20%,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35%, 심부전 발생은 38% 각각 낮았다. 부작용 측면에선 차이가 없었다.

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치료 목표를 낮게 잡을수록 사망률을 3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17일 나왔다.[중앙포토]

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치료 목표를 낮게 잡을수록 사망률을 3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17일 나왔다.[중앙포토]

연구진은 “고혈압 치료가 노인 고혈압 환자에의 인지기능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를 추가로 수행했다”며 “더 낮은 목표 혈압으로 치료해도 그렇지 않은 집단과 비교했을 때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발생에서 차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인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면 부작용 없이 심뇌혈관질환 발생과 사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치료 목표를 낮게 잡을수록 사망률을 3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17일 나왔다. [사진 pixabay]

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치료 목표를 낮게 잡을수록 사망률을 3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17일 나왔다. [사진 pixabay]

미국은 2017년 고혈압 치료 목표 혈압을 종전 140/90mmHg 이상에서 130/80mmHg 이상으로 낮췄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전문가 토론 끝에 기존 기준(140/90mmHg)을 유지하기로 했다.

질본은 현재 3500명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모아 해외에서처럼 임상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노인 고혈압 환자에 대해 목표 혈압을 달리해 임상적 효과를 비교한 연구가 없었다.

질본은 “한국 노인 고혈압의 적정관리를 위한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며 “연구 결과에 따라 목표 혈압을 지금보다 조금 더 낮춰도 효과가 좋은지 아닌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치료 목표를 낮게 잡을수록 사망률을 3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17일 나왔다.[중앙포토]

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치료 목표를 낮게 잡을수록 사망률을 3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17일 나왔다.[중앙포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 연구는 노인 고혈압 환자의 적정 목표 혈압 기준 마련을 위한 첫 번째 임상 중재 연구”라며 “적정 목표 혈압 기준 및 환자 특성별 맞춤형 관리 모형을 제시하기 위한 장기추적조사 계획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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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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