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강남아파트, 부자되는 빠른 길…집값 잡을 권한 달라, 제발!"

중앙일보

입력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시청 시장실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 했다. 신인섭 기자  2019.12.02.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시청 시장실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 했다. 신인섭 기자 2019.12.02.월

"저에게도 그런 권한을 주십시오! 제발!"(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급등하는 서울 부동산값을 잡겠다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정부의 권한을 대폭 넘겨 달라고 촉구했다.

15일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값 급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서울 아파트값이 24주째 멈출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고 운을 뗀 박 시장은 "서울의 민생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며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건물주’라고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조사 기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주 대비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0.29%·0.25%·0.25%로 서울 전체 평균(0.17%)를 웃돌았다.

지난 3년 동안 약 10억원이 상승한 강남의 한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언급한 박 시장은 "이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는 고작 100여만원에 불과하다"며 "오른 집값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부동산값 상승을 통한 차익과 개발이익을 회수할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우선시 될 것은 공시가격 현실화"라며 "서울시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지원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소유자 중심의 주택공급 확대와 공공임대주택의 추가공급은 물론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차와 관련한 정부의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히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향후 5년 동안 임대료 인상을 금지한 독일 베를린시의 사례를 언급한 박 시장은 "저에게도 그런 권한을 주십시오! 제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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