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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 대만 꺾고 승리의 '벨' 울릴까

중앙일보

입력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약체 대만을 상대로 동아시안컵 첫 승을 노린다. [뉴스1]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약체 대만을 상대로 동아시안컵 첫 승을 노린다. [뉴스1]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최약체 대만을 상대로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첫 승에 도전한다.

최약체 대만 상대로 첫 승 도전 #벨 감독 리더십에 자신감 상승

콜린 벨(58·영국)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대만과 대회 2차전을 치른다. 대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로 여자부 출전팀 중 순위가 가장 낮다. 한국은 20위. 대만은 11일 일본과 1차전에서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0-9로 대패할 만큼 큰 전력 차를 보였다. 대만은 당초 이번 대회 출전팀이 아니었다. 그런데 북한이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하면서 '대타'로 참가했다.

한국은 지난 10월 콜린 감독 부임 후 경기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벨 감독의 A매치 데뷔전으로 치러진 지난 11일 중국과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중국과 무승부는 한국에게 의미있는 결과다. 이 경기 전까지 한국은 중국전 4연패 중이었다. 경기 내용도 만족스러웠다. 한국은 아시아 정상급 실력의 중국과 활동량과 전술 수행 능력에서 대등하게 맞섰다. 한국은 짧은 패스와 공수 전환이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적장인 지아 쉬취안(56) 중국 여자대표팀 감독은 "많이 배웠다"면서 "한국 대표팀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 단시간에 발전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적극적인 자세로 제자들을 대한 벨 감독의 지도 방식은 경기력 향상의 주요 요인이다. 벨 감독은 중국전 내내 벤치에 앉지 않지 않았다. 대신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나와서 선수 이름을 또박또박 부르면서 지시하고 독려했다. 만족스런 플레이가 나오면 어김없이 열정적으로 박수를 보냈다. 벨 감독은 중국전이 끝나고 공식 기자회견에선 "행복하다"며 첫 마디를 한국어로 말하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워 선수들과 소통을 하려 한다는 뜻이다.

대표팀 주장 김혜리(29·현대제철)는 "한국어로 '넌 할 수 있어'라거나 '믿는다' 같은 말을 자주 해 주신다.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팀 전체적으로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공격수 여민지(26·수원도시공사)는 "감독님이 '맛있게 먹어', '수고했어', '저는 행복해요' 이런 말을 자주 하신다"면서 "그런 모습에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 감독님은 재미있고, 유쾌하다"고 귀띔했다. 미드필더 장창(23)은 "감독님의 데뷔전인 중국전을 놓쳤으니, 대만전에선 꼭 이기고 싶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벨 감독 체제에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인 여자 대표팀은 2005년 원년 대회 우승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부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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