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가른 돼지' 돈 셀 일 없다, 10만원 되면 출금 '카뱅 저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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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돼지저금통 [픽사베이(Pixabay) 'pgdouglas']

빨간 돼지저금통 [픽사베이(Pixabay) 'pgdouglas']

50원ㆍ100원 동전을 하나둘 모아 조금씩 채워나간 뒤 마지막 순간엔 은행으로 가져가 배를 갈랐던 그 '빨간 돼지저금통'이 휴대폰 속에 들어왔다. 입출금 계좌에 생기는 1원부터 999원까지 잔돈을 따로 모아 10만원이 되면 출금할 수 있게 한 '카카오뱅크 저금통'이 출시되면서다.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은 현실 속 빨간 돼지저금통을 앱 안에 구현한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10일 출시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매일(월~금요일) 자정 기준, 고객이 설정한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 잔돈이 다음날 자동으로 적립(이체)되도록 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 저금통 [한국카카오은행]

카카오뱅크 저금통 [한국카카오은행]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실물인 빨간 돼지저금통의 특징을 재해석해 출시됐다. 입출금 계좌에 생기는 1000원 미만 잔돈만을 적립 대상으로 한 것도 10원에서 500원짜리 동전을 주로 적립한 실물 돼지저금통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 저금통 적립 최대한도는 연 2.0% 금리를 포함해 10만원이다. 한도를 10만원으로 정한 것 역시 통상 실물 돼지저금통을 통해 한 번에 모을 수 있는 금액을 고려한 조치다.

실물 빨간 돼지저금통으로 돈을 모으면 배를 갈라 확인하기 전까지는 얼마를 모았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그저 돼지저금통을 흔들어 무게와 소리로 적립 금액을 추측할 수만 있을 뿐이다.

카카오뱅크 저금통도 10만원을 채우기 전까지 적립금액을 확인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대신 고객이 저금통을 실행할 때마다 저축 금액에 따라 로또복권(5000원 이상), 팝콘 세트(9000원 이상), 패밀리레스토랑(4만4000원 이상), 홍삼 1상자(7만원 이상), 제주도 항공권(9만5000원~10만원) 등 다양한 이미지 아이템을 보여줘 그동안 모은 금액의 수준만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 [한국카카오은행]

카카오뱅크 저금통 [한국카카오은행]

10만원을 다 모으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이 등장해 '엄지 척'을 해준다. 그 전에라도 금액을 확인하고 싶은 고객은 '엿보기' 기능을 통해 정확한 액수를 확인할 수 있다. 엿보기는 한 달에 한 번, 매월 5일에만 활성화된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수시입출금 상품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10만원을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중도 출금이 가능하며, 중도 출금 시에도 불이익 없이 연 2.0%의 금리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실물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으다가 선택적으로 중간에 돼지저금통의 배를 가를 수 있는 것과 같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의 가장 큰 특징은 '쉬운 저축'이 가능해진 데 있다. 소액의 적립금은 입출금통장에 잔돈이 생기는 날마다 자동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선 매번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적립을 위해 별다른 설정을 할 필요도 없다. 카카오뱅크 내 '동전 모으기' 버튼만 눌러 실행시키면 된다.

김기성 카카오뱅크 저금통TF장은 "다른 핀테크앱이나 은행앱이 제공하는 저금 기능은 경우에 따라 소비금액보다도 더 큰 금액을 저금해야 하거나, 저금 카테고리ㆍ횟수ㆍ비율을 별도로 설정하는 등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저금을 위해 매번 앱을 실행시켜야 하는 등 번거로운 측면이 있다"며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금액이 가볍고, 사용이 단순하고, 매일매일 알아서 쌓이기 때문에 저금의 과정 자체에 재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10일 오후 3시 출시된다. 카카오뱅크는 저금통 출시를 기념해, 저금통을 개설하는 모든 고객에게 1원에서 999원 사이 무작위 금액을 개설 축하금으로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를 오는 23일까지 진행한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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