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檢 조사 때 화장실에 노끈 뒀다”…극단 선택 시도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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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신임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김재원 의원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히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신임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김재원 의원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히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과거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정책위의장 후보 정견 발표를 통해서다. 김 의원은 심재철 원내대표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김 의원의 발언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치 국면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 형사 고발된 것과 관련해 “곧바로 협상에 투입해서 모든 걸 해결하겠다. 국회법을 개정하면 수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각오를 밝히면서 나왔다.

김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 당시 20대 총선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특수활동비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2년 전 이맘때 제 딸이 수능시험 치는 날 저는 서울중앙지검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 수없이 이어지는 조사와 재판을 받으며 영혼이 탈탈 털리는 기분이었다”며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혼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끈을 욕실에 넣어두고 언제든지 죽을 때는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투명인간처럼 살면서 주변 식당에 들렀다가 낙서를 하나 발견했다. ‘내가 내 편이 되지 않는데 누가 내 편이 되어 주겠나’라는 내용이었다”며 “저는 그때 깨달았다. 우리가 반성한다면서 우리 편을 들지 않고 우리에게 회초리를 드니까 국민은 우리가 서로에게 매질하는 걸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혁신, 쇄신해도 우리 자신을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우리의 말을 존중한다”며 “우리가 혁신, 쇄신하자고 하는 것도 우리에게 (국민의) 신뢰를 달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의원들 한분 한분 대하면서 이분들이 대한민국 최고 기량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이 위기라고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 5개월 전에 정당지지율 30% 이상 된 당은 역사상 자유한국당 한 당뿐”이라며 “우리 당은 총선 개월 전에 여당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야당이다. 지지율 30%가 함부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우리 보수정치는 그 뿌리가 깊고도 넓다”고 주장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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