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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수 GS건설 부회장 용퇴…오너가로 사원부터 시작한 특진없던 38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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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GS건설]

[사진 GS건설]

허명수 GS건설 부회장(64)이 용퇴한다. 3일 GS건설에 따르면 정기 인사를 앞두고 허 부회장이 스스로 부회장직을 내려놓았다. 후배 세대를 위해 앞길을 터주겠다는 결심이다.

스스로 부회장직 내려놓아 #"후배세대 위해 앞길 터주겠다"

허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변혁기에 걸맞은 젊고 역동적인 인재들이 회사를 앞에서 이끌 때”라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GS건설의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상임 고문으로 조언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허 부회장은 경복고,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해 1981년 LG전자 사원부터 시작했다. 허준구 명예회장 넷째 아들로 오너가의 일원이었지만 특진 한 번 없었다.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며 다른 사원들과 함께 전기밥솥에 눌은 밥을 먹으며 공장 생활을 했다. 임원(상무)로 승진한 것은 회사 생활 19년 만인 2000년이었다.

허 부회장은 2002년 GS 건설(당시 LG건설) 보직 이동한 이후 17년간 ‘건설맨’으로 살았다. 재경본부장(CFO), 사업총괄사장(COO),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6월 GS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을 이끌어왔다.

특진 없던 38년 동안 ‘누구든 실적 없이 승진 없다’는 GS가의 가풍을 실천하며 살았다. 자연스레 경영 핵심은 ‘현장’이었다. 허 부회장은 CEO 취임 직후 국내외 70개 현장을 돌며 직원들과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기 극복에도 늘 앞장섰다. 2013년 해외플랜트 사업 악화로 대규모 적자가 나자, 이듬해 연봉 전액을 반납하며 실적호전이 될 때까지 무보수 책임 경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9년 12월 한국 경영자협회에서 주최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상’을 건설업계 최초로 수상했고, 2년 연속 받았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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