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간상선, 서해 NLL 넘었다…경고사격 후 퇴거 조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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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민간 상선이 2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군이 퇴거 작전을 벌였다.

지난 6월 11일 속초 동북방 161km 지점(NLL 이남 약 5km 지점)에서 표류중인 북한 어선 1척을 우리 해군 함정이 발견해 예인하고 있다. [사진 합참]

지난 6월 11일 속초 동북방 161km 지점(NLL 이남 약 5km 지점)에서 표류중인 북한 어선 1척을 우리 해군 함정이 발견해 예인하고 있다. [사진 합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 백령도 서북방 NLL 이남으로 진입해 남하하는 북한 선박 1척이 발견돼 군 당국이 추적 감시를 시작했다. 군 당국은 낮 12시 30분 소청도 남방 해상에서 해당 선박이 민간 상선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고통신 및 경고사격을 한 뒤 서쪽 원해로 퇴거 조치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북한 상선이 기상 악화 및 기관 고장으로 표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발적인 상황인 만큼 북한 상선에서의 위협적 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상선은 자력으로, 서쪽 원해를 향해 저속으로 항해했다. 군 관계자는 “서북도서에서의 북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늘과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정해진 매뉴얼 대로 철저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북한 선박의 서해 NLL 월선은 지난 9월 27일에도 발생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당시 해당 선박에 경고사격과 함께 접근한 뒤 연료 계통 고장이 표류 이유 임을 확인하고 수리해 북측으로 되돌려보냈다. 군이 NLL을 넘은 북한 선박에 경고사격을 가한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때가 처음이었다.

한편 이날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미 특수 정찰기 RC-135W(리벳 조인트)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해당 정찰기는 이날 서울과 경기도 일대 3만1000ft(9448.8m) 상공을 비행했다. 이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군 전투비행술경기대회를 참관하고, 창린도를 찾아 포 사격을 지도하는 등 북한의 동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려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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