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여연원장 끝까지 유지…총선때 불미스러운 시도 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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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연(부산 금정·3선)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특정 계파의 '공천 전횡'이 일어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론조사 기능을 여의도연구원에서 갖고 있다"며 "(당이) 해체되지 않고 총선을 치르는 상황이 오더라도 여론조사를 갖고 다른 불미스러운 시도가 있지 않도록, (조사가) 철저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제가 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20대 국회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놓지 않겠다고 하자 당내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저의) 순수성을 의심해서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면서도 "(비판의) 또 다른 취지는 지난번에도 원장 교체 시도가 있었던 것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7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여의도연구원장직 사퇴 압박을 넣었던 사건을 뜻한다. 친박계가 여의도연구원을 장악한 뒤 공천에 개입하기 위해 자신을 비판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에서 하는 일이 한국당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이제 (당이) 해체가 된다면 이후 생겨날 새로운 미래 보수정당의 새로운 인재들이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정책적 논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불출마와 관계없이 꼭 당에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원장직을 열심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생각에 동의 못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제가 그분들도 미워하거나 비판할 생각이 없다"며 "아주 제한적인 지엽적 비판을 하더라도 내부 총질이라는 말을 조건반사적으로 계속해왔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두 분이 이런 큰, 당 차원의 결단이 있을 때 앞장서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지도부를 필두로 한 전 의원 불출마 선언을 재차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부산시장 출마설은 저의 주장을 좀 폄하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논리"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파 간의 극단적인 대립구조 속에 있으면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 혐오증에 끊임없이 시달려왔음을 고백한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한국당 완전 해체'를 주장하며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는 표현을 했다.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며 소속 의원 전원 불출마도 요구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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