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무득점·무승부' 손흥민, "공격수로서 미안하다"

중앙일보

입력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골문을 향해 돌파하던 손흥민이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골문을 향해 돌파하던 손흥민이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공격수로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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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에서 2연속 무득점·무승부에 그친 한국축구대표팀의 손흥민(27·토트넘)과 황의조(27·보르도)의 이야기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4차전 레바논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한국은 레바논 반정부 시위 탓에 2경기 연속 무관중 경기를 치렀다. 북한과 원정 3차전에 이어 2연속 무관중 경기이자, 2연속 무득점 무승부다. 한국은 2승2무(승점8)를 기록하며 조 선두를 유지했지만, 레바논과 북한(이상 2승1무1패·승점7), 투르크메니스탄(2승2패·승점6)의 추격을 받게 됐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빌드업을 고집하다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다. 손흥민의 프리킥을 황의조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공격수 입장에서 많은 수비수한테 미안하고, 경기를 못 뛴 선수들한테 미안하다”며 “찬스가 있었을 때는 경기장에서 골을 넣어야 편하게 갈 수 있는 상황인데, 상당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황의조의 헤딩슛이 아쉽게 골대를 맞아 불발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황의조의 헤딩슛이 아쉽게 골대를 맞아 불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몇차례 득점찬스를 놓친 황의조 역시 “공격수로서 찬스에서 결정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선수들에게 미안했다”면서 “빌드업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였어야했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내려서다 보니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과 간단한 미팅을 통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나갈지 이야기를 했다. 처질 수 없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전 무관중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를 확인한 뒤 경찰병력을 바라보고 있다. 반정부 시위 악화 등 안전상의 이유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뉴스1]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전 무관중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를 확인한 뒤 경찰병력을 바라보고 있다. 반정부 시위 악화 등 안전상의 이유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뉴스1]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조1위를 유지하고 있고, 내년에 4경기가 더 남았다. 개선점을 찾겠다”고 했다. 베이루트 현지 적응 훈련 없이 경기에 나선 것에 대해 “잔디상태를 보니 훈련을 하지 않은게 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훈련을 하지 않아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건 구차한 변명”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취재진이 2연속 무승부로 경질 위기를 맞지 않겠냐고 묻자 벤투 감독은 “감독은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모든 것을 대비하기는 해야 한다. 만약 한국에서 경질당하면 연락드리겠다”고 받아 넘겼다.

레바논의 리비우 치오보타리우 감독은 “좋지 않은 상황(최근 반정부 시위)에서 국민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선수들이 잘했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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