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인권결의안 채택···한국, 11년만에 공동제안국 빠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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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쿠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안토니오 쿠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유엔이 올해도 북한 인권 침해 결의안을 채택했다. 2005년부터 15년 연속이다. 결의안은 북한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유엔 인권위, 2005년 이후 15년 연속 #북한 인권 개선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 #EU 초안 마련, 미·일·호·캐 40국 공동제안 #정부 "한반도 상황 감안, 공동제안 불참"

유엔 내 인권 담당인 제3 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 침해를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의결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초안을 마련했다. 미국·일본·호주를 비롯해 40여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한국은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올해는 빠졌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표부는 "북한 인권 상황을 우려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없다"면서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통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안은 표결 없이 전원 동의(컨센서스)로 통과됐다. 중국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인권 결의 채택에 반대하며 컨센서스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표결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주유엔 대표부는 "한국은 결의안 컨센서스 채택에는 동참했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오랜 기간 그리고 현재도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 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과 처형, 연좌제, 사상과 종교의 자유 등 인권 침해 행위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고, 반인도 범죄와 관련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권고했다.

가장 책임 있는 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 [AP=연합뉴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 [AP=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발언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인권 문제를 조작해 공화국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라면서 “정치적으로 조작된 거짓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북한 인권 결의안은 다음 달 192개 회원국이 모두 모이는 유엔 총회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될 예정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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