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보수 대통합 추진” 유승민 “진지하게 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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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와 시장경제를 받드는 모든 분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건 오후 3시33분. 그로부터 2시간 반 만에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입장문을 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 화답이었다. 앞서 우리공화당도 보도자료를 냈다. “유승민을 포함, 탄핵 5적을 정리도 못하면서 무슨 통합을 말하는가.” 반발이었다.

황 대표 “통합시기는 일러야 12월 #유승민과 소통해 와…열매 맺겠다” #대표 거취 묻자 “자리 탐해선 안 돼” #유 대표 “보수 재건 대화라면…”

이날 황 대표의 오후 3시 기자회견 소식이 알려진 건 오후 1시쯤이었다. ‘통합’ 관련으로만 알려졌다. 황 대표는 굳은 얼굴로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갔다. “광화문 광장의 민심은 ‘나라를 바로 세워 달라,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기 위해선 범자유민주 세력이 분열하지 말고 온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명령이고 염원이었다. 이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저와 한국당, 자유우파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며 “독선적이고 무능한 좌파정권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에서 우리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유우파 정치인 모두 스스로에게 정치적 실패의 책임을 묻는 성찰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자유우파 모든 뜻있는 분들의 논의를 위한 통합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통합 과정에서 한국당 간판을 내려놓거나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느냐는 질문엔 “대통합을 위해선 자리를 탐해선 안 된다”고 했다.

유승민. [뉴스1]

유승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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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에게 조언하곤 하는 정치권 인사는 이날 회견에 대해 “유승민 의원이 통합 논의 조건으로 내건 걸 거의 수용한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통합 논의가 테이블 위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앞서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고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고 제안했었다. 황 대표의 한 참모도 “합리적으로 통합 논의의 우선순위는 바른미래당”이라고 했다.

실제 기자와의 문답에서도 이런 모습이 드러났다.

오늘 발표 전에 유승민 변혁 대표와 교감했는가.
“헌법 가치를 공유한 모든 세력과 통합하기 위해 여러 경로로 재(在)자유민주 세력과의 협의를 계속해 왔다. 유 대표와도 직간접적 소통을 해 왔다. 구체적인 건 논의를 통해 열매를 맺겠다.”
유 대표가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를 기치로 낡은 집을 허물고 가자고 했다.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들은 없다.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야 한다는 말씀도 드렸다. 그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황 대표는 ‘우리공화당은 헌법적 절차에 따른 탄핵을 부정하는데, 이들도 통합 대상인가’란 질문에 “여러 번 말씀드렸다.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저와 황 대표 사이에 직접 대화는 없었고 몇몇 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바는 있었지만, 합의된 바는 없다”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황 대표의 기자회견을 사전에 알았다고 한다. 다만 회견 시점은 “좀 더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는 게 유 대표 측 설명이다. 다만 변혁 일각에선 “인재 영입 논란 뒤 궁여지책으로 갑자기 한 기자회견”이란 얘기도 나왔다.

한편 이날 강연을 위해 부산에 내려간 황 대표는 보수 통합 시점에 대해 “빠를수록 좋겠다”면서도 “12월은 돼야 할 것 같고, 1월이 될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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