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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 K리그 대전 시티즌 인수...기업형 구단 새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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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대전 시티즌이 FA컵 정상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1년 대전 시티즌이 FA컵 정상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이 기업형 구단으로 새출발한다. 최근 들어 축구계에 과감하게 투자 중인 하나금융그룹이 직접 K리그 구단 경영에 나선다.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은 5일 대전시청사에서 ‘대전 시티즌 투자유치 협약(MOU)을 체결했다. 하나금융그룹이 대전 시티즌을 인수해 경영권을 갖는 것을 골자로 구체적 투자 규모, 시설 사용 조건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연말 안에 결론을 맺고 본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한국 축구에 꾸준히 투자하며 주목 받아왔다. 지난 1998년 이후 대한축구협회 공식 스폰서십 업체로 참여 중이며, 2017년부터는 K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을 맡고 있다.

대전은 지난 1997년 지역 기업 네 곳의 컨소시엄을 바탕으로 창단했다. 하지만 계룡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 세 곳이 연쇄부도하며 계룡건설이 구단 운영을 포기했고, 이후 2006년부터 대전시가 떠맡는 형태로 구단이 명맥을 유지했다.

 구단 인수와 관련해 양해각서를 교환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과 허태정 대전시장. [뉴스1]

구단 인수와 관련해 양해각서를 교환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과 허태정 대전시장. [뉴스1]

시가 구단 매각을 추진한 건 지역 여론을 의식한 결과다. 매년 80억원 가까운 대전시 세금이 투입되는 데다 구단 운영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일부 시민들이 “왜 축구단을 운영하는데 시가 혈세를 쏟아부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전이 K리그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인기 구단으로 발돋움하려면 더욱 과감한 투자가 불가피하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도민 구단 형태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았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운영권을 기업에 넘기고 시가 돕는 형태로 발상의 전환을 꾀한 이유다.

당초 대전시는 신세계그룹, 한화그룹 등과도 접촉했지만, 구단 운영 청사진과 관련해 만족할만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을 앞세워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 등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축구계와 오랜 기간 교류한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양해각서를 함께 들고 포즈를 취했다. [뉴스1]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양해각서를 함께 들고 포즈를 취했다. [뉴스1]

하나금융그룹은 프로축구팀 운영에 따른 법률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한 인사는 “하나금융그룹이 축구단 인수와 관련해 TF팀을 만들어 꾸준히 준비해왔다”면서 “황선홍 전 옌볜 FC 감독을 새 사령탑 1순위로 놓고 물밑 작업 중이다. 황 감독측의 반응도 긍정적이라 이변이 없는 한 ’황선홍호‘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사회공헌사업 차원에서 대전 시티즌을 명문 구단으로 육성하겠다는 하나금융그룹의 결단에 깊이 감사한다”면서 “본 계약이 조속히 체결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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