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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증인 입씨름만 되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울시>
21일 감사에서 고건 시장은 연탄공장이 민정당에 선거법규정이상의 정치자금을 주고 이전반대로비를 했다는 박 실 의원(평민)의 주장에 대해『정치자금과 시와는 관계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시장은 잘 모를 테니 내무위에서 증인을 불러 정치자금문제를 따지겠다』고 양해.
이에 민정당의 양경자 의원은『선관위를 통해 돈을 주는 건 로비와 관계 있고 뒤로 주는 건 관계가 없느냐』며『그렇다면 민정당에 정치자금 내는 게 오히려 사업에 지장이 있겠다고 생각지 않겠느냐』고 해명을 요구.
그러자『과거 야당정치자금줄은 얼마나 많았는데…삼척동자도 민정당이 정치자금 받는 건 안다』(김종완·평민), 『정치자금 낸 건 사실 아니냐』(박실), 『선관위에 정치자금 낸 게 잘못이냐』(양경자·김중위)는 등 맞 고함이 나와 10여분간 소란.
이에 앞서「보안법철폐를 주장하는 자는 민족의 반역자다」는 등의 살벌한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야당 측 주장에 양경자·김중위 의원은『그 말이 왜 나쁘냐』『누구 찢어 죽이자는 식의 더 험한 표현을 쓴 현수막을 흉내내야 하느냐』고 시비를 걸어 한바탕 소란.

<영광원전>
경과위의 21일 감사에선 방청을 나온 무뇌아 등 기형아출산 작업인부 김익성·김동필씨를 즉석에서 증인선서를 시켜 증언을 들었으나 원전 측과 전혀 상반된 진술만을 확인.
김익성씨는『87년 7월9일 방사선 구역에 방호복도 없이 들어가 악취가 나는 갈색알갱이 분해작업을 한 뒤 다음해 11월등 두 차례나 아내가 유산했다고 주장.
그러나 정보헌 영광원자력본부장은『김씨는 그때 일한 적도, 일한 기록도 없으며 관리구역에 아무나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갈색알갱이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고 분홍색알갱이는 있으나 방사성 물질도 아니다』고 반박.
김씨는 『그날 들어갔던 것은 일기장에 적어 놓았다』면서 『외국의 믿을 만한 기관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 보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
김동필씨는『86년 7월께 방사능관리구역에서 1시간 작업을 한 뒤 다음해 10월에 기형아를 출산했다』면서 이때 방사능 피폭을 많이 받은 것 같고 작업다음날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원전 측 기록에는 작업 14일 뒤에 오염계측신체검사를 받은 것으로 돼 있어 조작이 의심된다』고 주장.
원전 측은 이에 대해『김씨의 방사능 피폭 량은 70밀리 램으로 아무 이상도 가져올 수 없는 극소량』이라고 주장.
정원자력본부장은 이날 보고를 통해『반핵 단체의 과대선전, 언론의 왜곡보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인근주민 조사결과 왜곡발표가 문제의 발단』이라며『방사능 관리상태는 엄격하며 주변지역에 대해 원전건설 전부터 환경방사능 조사에서도 원전가동전과 가동 방사능 량에 변화가 없었다』고 주장. <영광=조현욱 기자>

<외환은>
21일 오후 외환은행에 대한 재무위감사에서 야당 측은 주거래 기업인 현대그룹에 대한 편중여신을 문제삼아 『외환 은이 현대그룹 사금고로 전락했다』고 질책.
임춘원(평민), 김봉조(민주)의원은『외환은행의 주거래 기업인 현대그룹의 여신잔액이 89년5월말 현재 △대출 2천8백69억 원 △지급보증 1조9백59억원 등 총 1조3천8백28억 원으로 외환 은의 총 여신 11조7천9백58억 원의 12%에 달하고 있다』며 이는『외환 은이 현대에만 돈을 대주는 금고가 된 것 아니냐』고 추궁.
김덕룡의원(민주)은『현대그룹의 경우 50대기업 중 가장 많은 1조4백41억 원의 부동산을 보유하면서도 부동산 처분실적은 전혀 없다』고 지적, 주거래 기업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고 질타.

<산은>
21일 재무위의 산업은행 감사에서 평민당 등 야당 측은 한국중공업 민영화 문제를 재벌과 청와대합작설로 연결 지어 추궁했고 민정당은 아시아나 항공에 대한 산은의 거액출자를 외부압력 의혹과 묶어 공격.
유인학 의원(평민)은『거대기업 한중을 매각키로 한 방침은 6공의 정경유착』이라며『조순 부총리의 공기업체제 유지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재벌로비를 받은 문희갑 경제수석 등 청와대의 입김 때문이 아니냐』고 현대·삼성의 로비 설, 조부총리 사표제출 설의 확인을 요구.
이에 정영의 산은총재는『관계기관에서 여러 안을 면밀히 검토, 민영화방침을 결정한 것』이라고「물 건너간 문제」라는 식으로 넘어가려 하자 국감 전부터 한중문제에 매달려 온 평민당 측이 발끈.
김봉호 의원(평민)은『조부총리를 만나 보니 사견임을 전제, 「공기업으로 유지해 국민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우리입장과 같았다』고 주장하고 김태식 식·조찬형 의원은 소송이 계류된 현대의 경우 채권포기각서 제출을 단서로 단것에 흑막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
이어 김영구 의원(민정)은『산은이 최근 아시아나 항공에 2백억 원을 출자했는데 국책은행이 사기업에 출자한데는 외부압력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
정 총재는『외부압력이 없었으며 자진해서 한 것』이라며『KAL에 대해서도 초창기에 출자한 적이 있다』고만 해명.

<포철>
상공 위는 21일 포항제철에 대한 감사를 실시, 여야의원들은 포철 주 보급문제, 해외투자관계, 주변 어민에 대한 보상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이협 의원(평민)은 해외투자와 관련, △87년까지 호주에 2백56억 원을 투자했으나 88년 말 현재 1백30억원 밖에 남지 않은 이유 △미국에 자회사를 84년 설립, 88년까지 총 7백32억 원을 투자했으나 현재 순자산이 4백52억 원 밖에 남지 않은 이유를 따지고 특히『미국에 투자하고 남은 순 자산 고 차액 3백79억 원의 행방에는 의혹이 있다』며 이를 추궁했다.
이상득 의원(민정)은『광양제철소는 불과 7년에 3백13억 원을 보상했음에도 포철은 20년 동안 한푼도 보상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고 물었다. <포항=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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