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 "멍하다. 정규시즌 우승이 더 기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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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기는 한데 멍하다. 정규시즌 우승이 더 기뻤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오재일의 결승타로 11-9로 승리, 4연승으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통산 6번째 우승(1982, 1995, 2001, 2015, 2016, 2019)이다. 정규시즌 우승과 더불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기자단 투표 69표 중 36표를 얻은 오재일은 시리즈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그는 타율 0.333(18타수 6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은 기아자동차 스팅어(3800만원 상당)다. 다음은 김태형 두산 감독의 일문일답.

우승 미소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2019.10.26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승 미소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2019.10.26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0회 말 배영수 교체 상황에 대해 알려달라.
"사실 (당시 공을 던지던) 이용찬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최수원 심판도 마운드 방문 횟수를 착각했는지, 마운드로 가도 된다는 사인을 했다. 그런데 나도, 심판도, 착각했다. 심판 설명을 듣고서 투수 교체를 했다. 공교롭게도 배영수가 이번에 유일하게 안 던졌다. 농담으로 '한 번은 던지게 해줄게' 했다. 선수 생활이 마무리 되어 가고 있어서 한국시리즈에서 아웃카운트 한 개 정도 잡는 것으로 그려주고 싶었다. 또 한국시리즈 앞두고 특별히 몸을 만들더라. 배영수가 "걱정하지 마십시오"하고 웃으면서 올라가더라. 박병호에게 초구부터 바깥으로 넣길래 이겼구나 생각했다. "

배영수는 박병호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제리 샌즈를 투수 땅볼로 잡아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통합우승을 3년 만에 다시 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역전 우승한 기운이 지금까지 이어온 것 같다. 그래도 2015년 첫 우승이 제일 좋았다. 그때는 날아갈 것 같았다. 올해는 평소처럼 경기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아, 지금 한국시리즈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키움도 기세가 좋아서 만만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1, 2차전 잡으면서 우리한테 좋은 기운이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멍하다. 기쁘긴 한데 멍하다. 정규시즌 우승이 더 기뻤다."

-키움 선수들이 어땠나.
"올해 키움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우리 2015년을 보는 것 같았다. 굉장히 과감하고 잘 짜인 느낌이었다. 쉽게 무너지지도 않았다. 타자들이 우리 중간 투수들 공을 잘 공략한다. 여러가지 부분들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민병헌, 김현수, 양의지 등 FA(자유계약)로 주요 선수들이 나갔는데도 잘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그 선수들이 나갔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있는 선수들을 가지고 해야한다. 자꾸 없는 것을 생각하면 안 된다. 크게 개의치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부분이 많이 있다. 나머지 우리 선수들이 잘 뭉쳐서 해냈다."

-주장 오재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재원이 올해 한국시리즈 통해서 좋아졌다. 주장에게 고맙다. 올해 끝나고 FA인데 네 것을 포기하고 팀을 위해 해주는 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재원이가 아무 말 안 하고 벤치에서 주장으로서 역할을 정말 잘해줬다. 시즌 막판에 페이스가 좋았는데 아프면서 많이 못 나가서 경기 감각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마지막에 잘해줘서 고맙다."

-포수 박세혁도 잘해줬다.
"제가 포수 출신이다. 그래서 포수에게 더 애정이 간다. 2차전에서 세혁이를 빼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선발 이영하랑 사인도 안 맞았고. 그런데 3, 4차전에서 잘해줬다. 포수가 이런 큰 경기 리드하는게 쉽지는 않다. 세혁이가 수고가 많았다. MVP나 다름없다."

-장정석 키움 감독이 많이 배웠다고 했다.
"장정석 감독이 젊은 선수들 데리고 하면서 참 침착하고 차분하게 하더라. 그러기가 쉽지 않을텐데 인상적이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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