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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두산 직원이 지인에게 준 KS 티켓이 암표로 둔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포스트시즌 암표 근절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 직원이 양도한 한국시리즈(KS) 입장권이 재판매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시리즈 3차전 입장권 4장. 티켓 뒤에 키움 구단 내부 문서로 보이는 파일이 있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시리즈 3차전 입장권 4장. 티켓 뒤에 키움 구단 내부 문서로 보이는 파일이 있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지난 24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KS 3차전(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티켓 4장을 재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장당 5만5000원짜리 티켓을 9만원에 판매한다는 글과 입장권 사진이었다.

네티즌들은 입장권 뒤에 있는 서류를 보고 키움 직원이 이를 판매했다고 의심했다. 엑셀 파일에는 선수 이름과 티켓 수량 등이 적ㅎ혀있었다. 이 문서가 선수들에게 KS 티켓을 판매한 현황이라고 판단, 입장권 판매자를 키움 직원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에 키움 구단은 25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키움 구단은 "KBO 사무국이 스폰서, 연간 회원, 그리고 구단 임직원에게 포스트시즌 입장권의 일정량을 먼저 살 수 있도록 해준다. 인터넷에 올라온 입장권은 키움 직원이 지인 A의 요청으로 양도한 입장권을 A가 인터넷에 판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키움 구단에 할당된 입장권을 키움 직원이 영리를 위해 판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재판매는 구단 직원의 지인 A의 소행이라는 것이다. 키움 구단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은 A가 키움 직원으로 받은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 구단은 "입장권의 재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지인에게 전달하지 못한 구단 직원에게 엄중 경고했다. 이 직원이 지인 A에게 넘긴 티켓을 전량 판매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취소된 입장권은 KBO 공식 티켓 판매처인 인터파크에서 재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사태를 지켜본 두산도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비슷한 사례를 확인했다. 두산 직원이 지인 대신 매입한 입장권이 인터넷에서 재판매된 것이다. 두산 구단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며 "이번 사태를 예방하지 못했고 철저하게 교육하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과 관리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직원이 지인에게 넘긴 티겟도 모두 판매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KS 입장권 재판매 사태와 관련, 키움과 두산 구단에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KBO는 포스트시즌마다 암표상이 등장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걸 방지하기 위해, 올 가을 '암표 아웃'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중이다. 그러나 구단 직원이 암표를 만든 셈이 돼 KBO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KBO는 "경위서를 살핀 뒤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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