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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조국 임명후 국민 분노했다"…답 없이 미소 지은 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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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도착, 문희상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10.2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도착, 문희상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10.2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주영·주승용 국회부의장, 여야 5당대표들을 향해 “국회가 예산안, 법안에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말했다.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마련된 사전환담 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님과 이 자리에서 처음 본 게 2017년 (정부) 출범 직후”라면서 “이번이 예산안 설명을 위한 4번째 국회 방문이다. 예산 심의에 도움이 많이 됐으면 싶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경제활력과 민생 살리기가 가장 절박한 과제”라면서 정부와 함께 국회가 노력해 줄 것도 당부했다.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15분 가량 진행된 환담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참석했다. 대통령이 5당 대표와 한자리에 앉은 것은 지난 7월 청와대 회동 이후 석 달여만이다. 이인영(민주당), 나경원(한국당), 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문 의장은 대통령을 맞아 외교를 언급했다.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을 마치고 전날(21일) 돌아온 그는 “이번에 갔던 세 나라는 거의 한국과 비슷한, 서양이지만 동양 같은 나라들이었다”면서 “우리의 위상이 전례 없이 높아져 많은 기대를 받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어려운 처지에서 경제성장을 이뤘다”면서 “이 점이 한국 외교가 할 수 있는 좋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남북관계 이야기도 나왔다. 문 의장은 “남북문제가 잘 되면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우리가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깊이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통령은 모든 정치의 중심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언급했다. “그런 바람과 관련해서, 조국 장관 관련해서는 잘 해주셨다”면서“다만 (조 전 장관은) 임명한 이후 국민의 마음이 분노하고 화가 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인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평소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들어주시면 대통령 면이 올라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답 없이 미소를 지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원에서도 법원 개혁안을 냈다. 한 말씀 하시라”고 권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에서 10월에 현안과 관련된 법안을 냈다”면서 “저희들이 낸 개정안에 (국회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입안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 말미에 “요즘은 한일교류가 중요하다”는 언급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일 차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문 의장은 “이미 나흘에 걸친 한일의원연맹 회의가 있었다”면서“한국 의원 50명, 일본 의원 150명이 참석해 세션별 토론에서 깊숙한 대화가 오고 갔다”고 전했다.

이날 환담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장·부의장, 5당 대표, 3당 원내대표, 대법원장 외에도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형 감사원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녹차 한 잔씩을 앞에 놓고 대화한 뒤 10시 정각에 맞춰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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