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잊었나" 北 도발에, 정경두 “대응할 가치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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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1일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의 ‘함박도 초토화’ 발언에 북한이 날 선 비난을 펼친 데 대해 “일일이 그런 것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왼쪽)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오른쪽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왼쪽)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오른쪽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북한이 이 사령관을 대결광신자라고 하면서 엄청나게 공격했다. 국방부에서 반응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굉장히 부적절하고 아주 잘못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사령관은 지난 15일 해병대사령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함박도 군사기지화를 놓고 “유사시 초토화할 수 있도록 해병2사단에서 화력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19일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를 통해 2010년 연평도 도발을 거론한 뒤 “해병대 사령관 리승도는 우리 영토에 대한 이른바 초토화 계획까지 공개하는 망동을 부렸다”고 비난했다.

정 장관은 또 이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잘했다고 했고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함박도를 무력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자신의 발언과 이 사령관의 발언이 일맥상통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다. 정 장관은 “내가 답변했던 내용이나 해병대사령관의 답변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해병대사령관은 더 의지를 넣어서 했고 저는 지휘 마인드를 잘 넣어줘서 고맙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사령관은 함박도 초토화 발언 후 청와대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 사령관은 ‘청와대가 해병사령관에 전화해서 질책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사실이 있나’는 백승주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전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백 의원이 거듭 “나중에 진실규명이 필요하다. (청와대가) 질책성 주문을 했다고 한다”고 물었지만, 이 사령관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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