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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화성-15형 거론···백두산 오른 김정은의 중대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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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북한이 한·미를 향해 잇따라 군사 행동을 연상케 하는 위협을 내놓고 있다. 지난 5일 스웨덴에서 열렸던 북ㆍ미 실무협상 2주일을 맞은 시점에서 위협 메시지를 꺼냈다. 미국은 스웨덴 협상 당시 2주 내 후속 협상을 제안했는데 북한은 이 시점에 맞춰 협상 대신 경고를 한 셈이다.

스웨덴 협상 결렬 2주 맞아 #대남, 대미 위협 메시지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가 19일 '연평도를 벌써 잊었는가?' 제목의 영상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을 거론하며 '유사시 함박도를 초토화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을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가 19일 '연평도를 벌써 잊었는가?' 제목의 영상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을 거론하며 '유사시 함박도를 초토화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을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는 19일 ‘연평도를 벌써 잊었는가’라는 프로그램에서 2010년 11월 23일 방사포와 장사정포 170여 발을 동원해 연평도를 공격했던 연평도 포격전을 거론했다. 우리민족끼리 TV는 “지금 남조선 군부에서 또 다시 터져 나온 대결 망언이 사람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며 “대세에 역행하는 무모한 군사적 적대행위는 기필코 파국적 후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2017년 5월 유사시 함박도를 초토화시킬 수 있도록 해병 2사단의 화력을 계획했다”는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의 지난 15일 국정감사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사령관은 연평도 포격전 당시 연평부대장을 맡아 북한의 포격 개시 직후 대응사격에 나섰던 지휘관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미국이 거북스러워 하는 핵과 장거리미사일까지 언급했다. 신문은 20일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기적적 승리가 이룩된 주체106(2017)년 11월의 그 날 역사의 온갖 풍파 속에서도 끄떡없이 우리 당의 위업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영웅적 조선 인민만이 이룩할 수 있는 위대한 승리라고 하시던 경애하는 원수님의 그 말씀…”이라고 표현했다. 2017년 11월 29일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인 화성-15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던 날이다. 북한은 이를 이른바 핵 무력을 완성한 시점으로 주장하고 있다. 신문은 앞서 18일에는 “적대 세력들이 쳐놓은 제재의 사슬을 그들의 목줄을 감아놓는 올가미로 만들어놓고 우리의 자력 부강의 보물고들에서 핵분열 반응보다 더 빠르고 요란하게 만 가지, 억 가지 열매들이 증폭되어 쏟아질 그 날이 바로 우리의 10월 뒤에 있다”고 했다. 10월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중대 결심'이 나올 수도 있다는 듯한 뉘앙스다. 이들 보도는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북한이 ‘혁명의 성지’로 삼고 있는 백두산에 오른 뒤 등장했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핵무기와 미사일을 우회적으로 거론해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행동과 추가 핵개발에 나설 수 있으니 대결이냐 대화냐 양자택일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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