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중국·칠레도 ‘日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배출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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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총회에서 중국과 칠레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오염수의 해양배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간 이 문제를 국제 공론화하려던 한국 입장에서는 ‘원군’격인 동조국을 얻은 셈이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그간 당사국총회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처리 문제가 런던협약·의정서 내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고 간주됐다. 당사자인 일본이나 IMO 사무국 등은 해당 이슈가 해상에서의 투기 등에 관한 런던협약·의정서가 아닌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중국과 칠레가 이 사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당사국총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총회에선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그린피스도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하며 한국 측에 힘을 보탰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계획 관련 우려와 질의’ 문서를 제출한 그린피스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해양 배출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일본의 원전오염수 처리 시스템(다핵종제거설비,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가나 출신인 아자라 프렘페 당사국총회 의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가 의제가 될 수 있느냐의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일본 측이 정보를 투명하게 다른 나라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 사안은 당사국총회에서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 9월 일본 내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제공했었던 원전오염수 처리현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일본 정부 내에서 원전오염수 처리방법이 결정되지 않았고, 진행 상황을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알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본은 그동안 일관되게 원전 오염수 문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차원에서만 얘기하겠다고 밝혀왔다”면서 “IAEA 외에 다른 국제기구에서 문제가 제기돼 일본 정부가 정보 공개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 안전하다고 확신할만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이번 당사국총회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국제회의에서도 지속해서 요청하고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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