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이크 뚫은' 황희찬, "리버풀 클롭 감독이 '머신'이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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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의 도움을 받은 미나미노가 두번째 골을 터트리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허탈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 BT스포츠 인스타그램]

황희찬의 도움을 받은 미나미노가 두번째 골을 터트리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허탈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 BT스포츠 인스타그램]

“머신이래요.”

지난 3일 리버풀전 1골-1도움 맹활약 #경기 후 클롭 감독, 황희찬에 찬사 보내 #10일 스리랑카, 15일 북한과 월드컵 예선 #"손흥민 형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한국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23·잘츠부르크)이 잉글랜드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독일) 감독에게 들은 찬사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공격수 황희찬은 지난 3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2차전 리버풀전 전반 39분에 기가막힌 골을 터트렸다. 페이크로 ‘세계 최고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28·네덜란드)를 속이고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황희찬의 어시스트를 받은 미나미노 다쿠미가 두번째 골을 터트리자 클롭 감독이 허탈하게 웃었다. 4-3 진땀승을 거둔 클롭 감독이 경기 후 황희찬과 대화를 나누는게 카메라에 잡혔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해하는 국내 팬들이 많았다.

 ESPN 영국판은 황희찬이 판데이크를 사우샘프턴으로 보내버렸다고 표현했다. 판데이크가 전소속팀인 중하위권 사우샘프턴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유머다. [사진 ESPNUK 인스타그램]

ESPN 영국판은 황희찬이 판데이크를 사우샘프턴으로 보내버렸다고 표현했다. 판데이크가 전소속팀인 중하위권 사우샘프턴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유머다. [사진 ESPNUK 인스타그램]

8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훈련에 앞둔 황희찬은 “(클롭 감독이) 웃으면서 영어로 ‘머신, 머신’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마치 기계처럼 뛰어난 움직임을 보였다는 의미다.

황희찬은 판데이크를 뚫은 소감에 대해 “안필드(리버풀 홈구장)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뛴 자체가 기뻤다. 자신있게 하자는 마음이 컸다. 결과는 아쉽지만 좋은 경기를 펼쳐서 굉장히 기뻤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각종대회 11경기에서 7골-10도움을 기록 중이다. 황희찬은 “시즌 전부터 운동을 많이 하며 준비 했다. 청소년 시절부터 형들과 하다보니 골보다는 경기력에 좀 더 신경을 썼다. 공격수로서 결정적인 부분까지 2가지 다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잉글랜드 토트넘이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도 나왔다. 주가가 폭등한 것에 대해 황희찬은 “주가가 올라가기보다는 골을 넣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황희찬이 8일 오후 파주 NFC에서 훈련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표팀은 10일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 예선 2차전 홈경기를 치른 뒤 15일 북한과 3차전 원정 경기를 벌인다.[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황희찬이 8일 오후 파주 NFC에서 훈련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표팀은 10일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 예선 2차전 홈경기를 치른 뒤 15일 북한과 3차전 원정 경기를 벌인다.[연합뉴스]

한국은 10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스리랑카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차전을 치른다. 15일에는 평양에서 북한과 원정 3차전을 갖는다.

소속팀과 달리 올해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1골에 그친 황희찬은 “당연히 대표팀에서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팀이 이기고 좋은 장면을 만드는게 먼저”라고 했다. 전날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황희찬이 이제 힘을 쓰는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황희찬은 “흥민이 형이 오래 전부터 같은말을 해줬다. 요즘 형이 말해준게 맞다보니 고마움을 느끼고, 앞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리버풀전에 고글을 착용하고 나선 잘츠부르크 황희찬. [EPA=연합뉴스]

리버풀전에 고글을 착용하고 나선 잘츠부르크 황희찬. [EPA=연합뉴스]

지난달 20일 훈련 도중 오른쪽 망막을 다친 황희찬은 리버풀전에 특수고글을 쓰고 임했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의사가) 한두달 끼면 좋겠다고 했는데, 오늘 검사를 받았는데 더 이상 안껴도 될 것 같다고하더라. 오늘부터 안끼고 해보려한다“면서 “오스트리아에서는 에드가 다비즈(녹내장을 앓아 특수고글 착용)라고 하고, 여기서는 정현(테니스 선수) 같다고 한다”며 웃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최근 황희찬을 공격수가 아닌 풀백으로 세웠다. 황희찬은 “당연히 자신있는 포지션은 가운데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어느자리든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16세 대표팀 시절 북한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황희찬은 “당시 북한은 굉장히 강했고 거칠었다. 일단 벤투 감독님 말씀처럼 북한보다 스리랑카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파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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