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옹호’ 트윗에 중국식 벌떼 공격…NBA 구단도 손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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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농구협회장인 야오밍은 2002~2011년 10년간 미 NBA 휴스턴로키츠 선수로 뛰었다. 그는 NBA 올스타전에 8번 참가했다. 로키츠 팀은 그의 번호 11번은 영구 결번으로 남겼다. [중앙DB]

현재 중국농구협회장인 야오밍은 2002~2011년 10년간 미 NBA 휴스턴로키츠 선수로 뛰었다. 그는 NBA 올스타전에 8번 참가했다. 로키츠 팀은 그의 번호 11번은 영구 결번으로 남겼다. [중앙DB]

중국의 보복은 빠르고 강력했다. 미 프로농구 NBA 구단도 예외가 아니었다. 홍콩 시위 옹호 발언을 벌떼처럼 달려들어 공격했다.

NBA 휴스턴로키츠 단장 "홍콩에 자유를" 트윗에 #중 정부,기업,언론까지 나서 '계약 해지' 맹공격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과 함께 서라”(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

홍콩 시위대가 맨 앞에 내세우는 구호다. 그런데 미 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 문구를 올렸다.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중국 여론이 먼저 반응했다. 다음날 중국농구협회가 나섰다. “모레이 단장이 홍콩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우리는 강력히 반대하고 (휴스턴 로키츠와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중국 웨이보(중국식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중구농구협회는 홍콩에 부적절한 발언을 한 휴스턴 로키츠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6일 웨이보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중국농구협회 웨이보]

중구농구협회는 홍콩에 부적절한 발언을 한 휴스턴 로키츠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6일 웨이보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중국농구협회 웨이보]

현재 중국농구협회장은 2000년대 농구스타 야오밍이다. 그는 휴스턴 로키츠의 스타였다. 중국인들은 여전히 로키츠 경기를 좋아한다. 중국 입장에선 각별한 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낄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후원 기업들이 ‘돈줄’을 끊었다. 한국엔 낯설지만 중국에선 대표 스포츠 브랜드인 리닝(LINING)이 로키츠 팀의 스폰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하이푸둥개발은행도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미 NBA 휴스턴 로키츠 단장 데릴 모레이. 지난 4일 "홍콩에 자유를"이란 트윗을 올렸다가 중국의 공세에 시달렸다. [로이터=연합]

미 NBA 휴스턴 로키츠 단장 데릴 모레이. 지난 4일 "홍콩에 자유를"이란 트윗을 올렸다가 중국의 공세에 시달렸다. [로이터=연합]

중국 미디어는 숨통을 조였다. 중국중앙방송(CC-TV) 스포츠는 로키츠 경기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가세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 스포츠는 경기 스트리밍을 취소하기로 했다. 미 ESPN은 “텐센트가 휴스턴 로키츠와 향후 5년간 15억 달러(1조7962억)의 스트리밍 거래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휴스턴에 있는 중국대사관까지 나서서 유감을 표명했다. 트윗 한 줄을 놓고 중국 정부와 기업, 언론이 똘똘 뭉쳐 NBA 구단에 ‘융단폭격’을 쏟아부은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중국의 분노에 미 NBA가 난장판이 됐다”고 보도했다.

모레이 단장은 7일 트위터에 ’중국 팬들을 당화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트위터]

모레이 단장은 7일 트위터에 ’중국 팬들을 당화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트위터]

결국 휴스턴 로키츠는 백기를 들었다. 모레이 단장은 7일 “나는 우리 중국 팬들의 지지를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팬들을 당황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로키츠의 구단주 틸만 퍼티타는 “그가 휴스턴 로키츠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미 NBA 협회도 “모레이의 트윗이 중국 팬들을 화나게 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 NBA 휴스턴로키츠 제임스하든 선수가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미 NBA 휴스턴로키츠 제임스하든 선수가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휴스턴 로키츠의 기자회견에선 팀의 스타 제임스 하든이 “우리가 사과한다”고 또 말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날  “로키츠 스타의 사과 ‘우리는 중국을 사랑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환구시보는 기사에서 “모레이는 입장을 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같은 팀 스타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사과했다”고 적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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