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버닝썬 사건 윤 총경 영장청구…조국펀드 수사와 이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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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검찰이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49)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버닝썬 사건과 연관된 경찰 간부급 인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총경, 큐브스 측서 수뢰 정황 #펀드 관련 WFM는 큐브스에 투자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승대)는 윤 총경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특가법) 알선수재와 자본시장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7일 밝혔다.

윤 총경은 경찰의 버닝썬 의혹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승리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다. 윤 총경은 승리와 그의 사업 파트너인 유모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서울 강남에서 개업한 주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을 통해 단속 내용을 확인한 뒤 유 전 대표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단속 내용 유출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지난 6월 윤 총경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윤 총경이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45) 전 대표로부터 수천만원대 뇌물을 수수한 정황을 새로 포착했다. 정 전 대표는 승리 측에게 윤 총경을 소개해 준 인물이다. 검찰은 정 전 대표가 2016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돼 수서경찰서의 수사를 받는 과정에 윤 총경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경찰은 정 전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정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수사 무마 대가로 윤 총경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비상장업체 큐브바이오 주식 수천만원어치를 무상으로 줬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브바이오는 지난달 검찰에서 압수수색을 당했다.

정 전 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도 맞닿아 있다.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했던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은 큐브스에 2014년 8억원을 투자한 적이 있다. 정씨가 대표로 재직할 당시인 2015~2017년 큐브스 이사를 지낸 김모(49)씨는 현재 WFM 대표를 맡고 있다.

윤 총경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1년 동안 함께 근무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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