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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경의야호얼리어답터] 말하는 라디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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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5년 전쯤이다. 외국 여행 중 선물가게에서 '말하는 라디오'를 본 적이 있다. 진행자가 말할 때마다 입술이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무섭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음악이 흘러나올 때에는 입술이 움직이지 않고 말할 때에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무슨 원리일까 궁금해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당시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 구경만 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여행지에서 돌아와 그와 비슷한 라디오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재미있는 기능을 가진 이색 라디오를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이색기능이 가미된 신개념 라디오들이 무척 신선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물속에서도 들을 수 있는 잠수함 라디오나 방수 라디오, 조깅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귀에 꽂는 라디오, 배터리 없이도 사용가능한 자가발전 라디오 등은 소비자에게 라디오 그 이상의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제품들이다.

그렇다면 라디오에 이런 재미있는 기능이 들어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는 그 한 기능만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웬만한 디지털 제품에는 라디오 기능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다. 라디오 단일 제품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말하는 라디오'라면 말 소리에 따라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보기 위해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외형도 입술 부분이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있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기 좋다.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입술이 움직이는 것이 거슬릴 때에는 입술 동작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라디오 주파수는 랜덤으로 'SCAN'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맞춰지기 때문에 이용이 편리하다. 나는 점심시간마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이 제품으로 라디오를 듣곤 하는데, 입술이 움직이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유쾌해진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입할 때 무의식 속에 새겨진 그 제품의 이미지와 가치도 함께 구입한다. 나 또한 라디오가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말하는 라디오'가 주는 이미지와 가치가 살 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산 것이다. 라디오의 성능은 어떤지, 목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입술의 움직임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따져보고 구입해야 하겠다. 선물 아이템으로도 괜찮을 듯 하다. '말하는 라디오', '키스 라디오' 등으로 불리며 검정.은색 두 가지가 있다. www.designoops.co.kr 에서 구입가능하다. 가격은 6800원.

조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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