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행동할때 왔다, 안철수에 직접 연락해 같이하자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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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독자 행보에 나선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이 6일 “이대로는 도저히 희망이 없다. 우리가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자는 차원에서 비상행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백지 상태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정하고자 오늘 여러분을 모시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변혁은 유승민계·안철수계 비당권파 의원 15명(유승민·정병국·이혜훈·오신환·하태경·권은희·유의동·정운천·지상욱·이태규·김수민·이동섭·김중로·신용현·김삼화)이 만든 모임이다.

간담회에는 전·현직 지역위원장 80여명이 참석해 2시간 넘게 변혁의 향후 행보를 비공개로 토론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창당’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그동안 바른미래당을 지켜보면서 여러분이 느꼈던 답답함과 앞으로 우리당이 어떤 길을 같으면 좋겠는지 여러분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해달라”며 “늦다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오늘 소중한 의견을 제 마음속에 하나하나 새기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전 의원과의 비당권파 세력 규합 시도에 대해 “안 전 의원도 같이 뜻을 해주기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을 통해 수개월간 간접적으로 대화했지만, 이제 제가 직접 연락하고 의사를 묻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 비공개 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과 통합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게 모욕이다. 지역위원장 여러분을 제가 속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전국청년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전국청년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오신환 원내대표는 “굉장히 비장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며 “우리당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에 모두 다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으로 통합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을 때 그 어떤 정당보다 젊은 당이었으면 좋겠다. 정책정당이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그 어떤 정당보다 정의로운 정당이 됐으면 한다는 3가지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돌이켜 보면 어느 것도 제대로 된 게 없는 아쉬움이 큰 상황”이라며 “유 대표 말처럼 더는 기다릴 수만은 없다. 우리가 행동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하태경 의원은 “손학규 대표는 어정쩡해 상대하고 싶지도 않지만 근본적인 차이는 (손 대표는) 여당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조국 자리에 자기가 들어가 2인자가 되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혁 측 김철근 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80여명 중 33명이 발언했다”며 “신당 창당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 정당을 만드는 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하드웨어 준비는 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안 전 의원은 의원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정치 재개가 임박했다는 항간의 관측을 일축했다. 이날 안 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10월 1일부터는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오는 9일 출간되는 자신의 새 저서와 관련해선 “독일을 떠나면서 그동안의 삶에 대해 정리하는 의미로 쓴 것”이라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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