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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까지 간 檢 버닝썬 수사에···"관심사 아니었다"는 경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클럽 ‘버닝썬’ 사건 수사를 맡은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관련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예상치 못한 검찰 수사 방향에 경찰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모 총경이 2018년 5월 청와대 회식에 참석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모 총경이 2018년 5월 청와대 회식에 참석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

경찰은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경찰총장’으로 지목한 윤모(49) 총경을 지난 6월 직권남용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윤 총경은 2016년 승리가 사업파트너 유모(34) 전 유리홀딩스 대표와 함께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에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서울 강남경찰서 직원을 통해 수사 상황을 알아봐 준 혐의를 받는다.

'연결고리' 큐브스 전 대표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윤 총경과 관련된 의혹을 다시 들여다봤다. 검찰은 윤 총경과 유 전 대표를 연결해준 ‘녹원씨엔아이(전 큐브스)’ 정모(45) 전 대표에 주목했다. 정 전 대표가 운영했던 특수잉크업체 큐브스는 2014년 ‘조국 펀드’ 운용사가 1대 주주인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8억여원을 투자받았다. 윤 총경도 이듬해 큐브스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 WFM은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에게 자문료 1400만원을 지급한 회사로, WFM의 새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모(49)씨는 2015~2017년 큐브스 사내이사 출신이다.

이에 검찰은 지난 7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녹원씨엔아이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고,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60억여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등의 혐의로 정 전 대표를 지난달 구속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정 전 대표가 윤 총경에게 수천만 원대의 뇌물을 준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27일 윤 총경이 근무하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버닝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경찰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로비 모습. [뉴시스]

버닝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경찰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로비 모습. [뉴시스]

"수사 당시 관심사 아녔다"

정 전 대표와 관련된 의혹이 검찰 수사에서 추가로 불거지자 경찰은 연일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경찰은 당시 정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윤 총경이 큐브스에 투자했다는 사실 등을 파악했지만, 당시에 이는 수사 핵심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수사 당시 경찰은 윤 총경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정 전 대표와 나눈 큐브스 주식 관련 대화 기록을 확보했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경찰은 윤 총경이 결과적으로 큐브스 투자로 손해를 봤다는 점 등을 토대로 윤 총경의 주식 투자 관련 의혹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당시 조 장관의 가족 펀드 운용사도 큐브스에 간접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고, 당시로써는 관심사도 아니었다”며 당혹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

승리·양현석 수사는 계속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버닝썬 사태에 연루돼 감찰 대상이 된 경찰관 총 40명 중 12명이 징계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중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김상교(28)씨 폭행사건 출동 경찰관 등 3명이 파면됐고, 9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윤 총경을 포함한 핵심 인물 10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징계가 유보됐다.

경찰은 해외 원정도박과 '환치기'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승리와 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양 전 대표는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4시간 동안 2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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