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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윤리적으로 완전 패닉상태···지금 진보, 기득권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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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 [중앙포토]

진중권 동양대 교수. [중앙포토]

진보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30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윤리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라고 밝혔다.

조 장관과 서울대 82학번 동기로 친분이 있는 진 교수는 최근 조국 정국 관련 정의당의 태도에 실망해 탈당계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진 교수는 정의당의 설득에 탈당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지역 일간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이지 이념이나 진영으로 나뉘어 벌일 논쟁 문제가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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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교수는 이날 오후 tbs 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를 통해 또 한 번 조국 사태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지금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며 “황우석 사태도 아니고 다들 진영으로 나뉘어 가지고 지금 미쳐버린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신뢰했던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게 되고, 존경했던 분들을 존경할 수 없게 되고, 의지했던 정당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이런 상황이 되니까 제가 사실은 윤리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라고 털어놨다.

그는 “나이가 드니까 눈물이 많아지는지 옛날에 우리가 들었던 운동가를 최근에 들었는데 막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진보 학자로서, 또 진보의 기성세대로서 (현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이제 이끌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물려줘야 한다”면서 “우리 진보가 거의 기득권이 되어버렸단 느낌이 든다. 그래서 우리 젊은 세대들한테 정말 미안하고 드릴 말씀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기회가 평등한가. 안 그렇다. 과정이 공정했나. 아니다. 그렇게 나온 결과가 그럼 정의롭다고 할 수 있나, 이게 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상황이 이렇게 된 거에 대해서 너무 유감이고 그냥 모르겠다”며 “제가 할 일들이 있는데 ‘해야 된다’는 게 있는데, 제가 처지가 그런 게 있고, 그래서 요즘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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