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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與 "조국집회 200만"···강남3구 다 나와도 160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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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28일 열린 ‘촛불 집회’ 참가자 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2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 촛불집회 참석자 수는 많아야 5만 명“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시위자들이 있던 누에다리~서초역까지의 도로 길이(560m)와 도로 폭(40m)을 곱하면 시위 공간은 2만2400㎡로, 여기에 들어설 수 있는 사람은 3만3000~5만 명 수준이다. 서초역을 중심으로 예술의전당과 교대역 방향으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리풀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뉴스1]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28일 열린 ‘촛불 집회’ 참가자 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2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 촛불집회 참석자 수는 많아야 5만 명“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시위자들이 있던 누에다리~서초역까지의 도로 길이(560m)와 도로 폭(40m)을 곱하면 시위 공간은 2만2400㎡로, 여기에 들어설 수 있는 사람은 3만3000~5만 명 수준이다. 서초역을 중심으로 예술의전당과 교대역 방향으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리풀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뉴스1]

200만 명이 모였을까.

인원 부풀리기 논란 #야당 “페르미기법 계산 땐 5만” #지하철 운송 능력 초월 주장도 #서초구 “서리풀 축제 10만 참가”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린 이른바 ‘촛불집회’ 참가자 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해 열린 이 집회 주최 측과 더불어민주당 측은 “2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집회가 열린 공간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0만 명 설의 진위를 따져봤다.

21일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열린 서리풀 페스티벌. 28일엔 10만 명으로 추정됐다. [뉴스1]

21일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열린 서리풀 페스티벌. 28일엔 10만 명으로 추정됐다. [뉴스1]

◆2만㎡에 2만 명?=서초구청장 출신의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경찰에서 집회 참가 인원을 추산할 때 사용하는 방식인 페르미 기법을 이용해 반박했다. 대개 3.3㎡당 인원이 몇 명인지를 추산한 뒤 시위가 열린 공간에 적용하는 식이다. 대개 성인 기준으로 앉으면 5~6명, 서 있으면 9∼10명가량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박 의원은 “실제 시위 참가 인원은 3만3000~5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시위 공간인 누에다리~서초역까지 도로 길이(560m)X도로 폭(40m)을 단순 적용해 2만2400㎡를 얻어 적용한 결과다. 참고로 100만~200만 명이 모였다던 2016년 촛불집회 당시의 광화문광장 일대는 2.4배가량(600mX90m, 5만4000㎡) 넓다. 박 의원은 “잠실야구장(2만6000명) 80개를 채울 인원이 반포대로에 다 수용된다는 건 상식 밖”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350회 운행해야”=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8일 밤 페이스북에 “200만 명은 서초동 일대의 교통 능력을 초월하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지하철은 한 칸에 160명이 타는 것으로 혼잡도를 계산한다”며 약 2배인 300명을 적용해 계산했다. 그러면서 교대역·서초역 통과 지하철은 2·3호선인데, 200만 명이 두 역(2호선 서초역, 3호선 교대역)을 통해 집결하려면 매번 텅 빈다고 가정할 때 350번은 오가야 한다고 계산했다. 주말 배차 간격이 5분 넘는다는 걸 감안하면 200만 명은 몇 시간 내 운송 가능한 수치가 아니란 얘기다.

◆서리풀 축제=서초구청이 주최한 서리풀 페스티벌이 시위 규모 추정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도 있다. 서초역 사거리 기점으로 반포대교 방향으로는 시위가, 예술의전당 방향으론 축제가 열렸다. 서초구 측은 이날 폐막식과 연예인 출연 행사에 인파가 모일 것을 대비해 서초3동 삼거리~서초역 구간을 오후 11시까지 차량통제 구역으로 설정했다. 서초구는 29일 “어제 오후 2∼10시 서리풀 페스티벌 폐막 행사에 10만여 명이 몰렸다”고 밝혔다. 올해 5회째인 서리풀 페스티벌엔 연평균 20만 명 정도가 모인다.

2017년 8월 북한 10만 명 집회. 유엔안보리대북제재 결의에 반발해 열렸다. [중앙포토]

2017년 8월 북한 10만 명 집회. 유엔안보리대북제재 결의에 반발해 열렸다. [중앙포토]

◆과거 사례 보니=28일 밤부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200만 명에 회의적인 측에선 2016년 빅뱅의 일본 콘서트 실황(5만5000명), 2017년 북한의 군중집회(10만 명), 1934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나치 전당대회 (70만 명),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17만 명) 사진 등과 비교했다.

29일 논란이 확산되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언론들은 150만 명, 180만 명, 200만 명까지 얘기하지만 정확한 집계가 아니어서 논평을 통해 100만 명 이상으로만 잡아놨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사회학)는 “200만 명이면 대한민국 군인(약 60만 명)의 3배가 넘고 강남·서초·송파구 인구를 합친 160만 명보다 많다. 이 인원이 반포대로 일대에 집결했다는 것을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유성운·김민욱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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